"건들면 손가락도 싹둑"…국내 하천서 생태교란종 '늑대거북' 포획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계를 위협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늑대거북'이 국내 하천에서 포획됐다.

11일 파충류·희귀동물 전문 유튜브 채널 '정브르'에 따르면 국내 하천에서 훌치기 낚시를 하던 중 늑대거북이 잡혔다.

구독자의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나간 유튜버 정브르는 "제가 본 늑대거북 중에서는 가장 큰 것 같다"며 "(몸에) 이끼가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깔끔하다", "엄청나게 크다. 얼마나 잘 먹었으면 살도 엄청나게 찐 상태"고 밝혔다.

제보자가 포획한 늑대거북은 맨눈으로 볼 때 등갑이 30Kg 이상이었으며, 무게 역시 10kg 이상 나갔다.

정브르는 "실제로 미국에서는 늑대거북이나 악어거북에 의해서 발가락이 잘리는 등의 큰 부상을 입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한다"며 "물속에서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방생이나 유기가 되었을 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만약 발견하더라도 맨손으로 가까이에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브르는 "해당 늑대거북을 수거한 뒤 지방자치단체에 연락했다"며 "여러분도 만약 이런 거북이를 발견한다면 시청에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가 원산지인 늑대거북은 새끼일 때 10kg 미만으로 매우 작아 귀여운 반려동물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다 자라면 몸집이 최대 50kg까지 커지는 등 가정에서 키우기가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입양한 늑대거북을 연못이나 하천에 유기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늑대거북은 지난해 10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늑대거북을 기르고 있다면 거주 지역의 지방환경청에 문의해 사육 유예를 신청하거나 수거 센터에 가져다 줘야 한다. 허가 없이 늑대거북을 함부로 유기하면 최대 2000만원의 벌금, 2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