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을 바꿔도…’ 빅버드엔 한숨만
포지션 변화에 약점만 도드라져
경기 전부터 내부정보 유출 의혹
팬들 “냉정하게 코마 상태” 분통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이 김병수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졸전을 펼치면서 시즌 초반 감독 교체 강수에도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 시작 전부터 팀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졌고,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는 내내 끌려다니며 0-3 완패를 당했다. 수원은 1승2무9패로 승점을 5점밖에 쌓지 못하면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11일 수원 서포터 커뮤니티에는 전날 전북전 경기력을 질타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서포터는 “어제 경기를 기점으로 강등이라고 확신했다”면서 “수비진은 퀄리티 있는 선수가 절대 부족하고, 미드필더와 공격수 중에는 빠른 선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팬은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수원은 코마 상태”라며 “감독이 경질당해도 선수단 각성 효과가 없는 게 지금의 수원”이라고 꼬집었다.
수원은 전날 경기 시작 전부터 김 감독과 함께 새로 팀에 합류한 김태륭 전력분석관이 베팅업체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는 논란이 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공은 선수에게 돌리고 비난은 나에게 하라”며 ‘책임 축구’를 천명했지만, 내부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고 구단 차원에서 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선을 그었다.
김태륭 전력분석관의 명의가 도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던 수원은 이날 김 분석관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하고, 향후 면밀한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은 전날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김 감독은 이전에 선발 기회가 적었던 뮬리치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멀티 자원인 김태환을 그동안 주로 섰던 오른쪽 풀백 자리에서 윙어로 끌어 올려 쓰는 등 몇 가지 변화를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김태환은 상대 진영에서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측면에서 전북 문선민에게 여러 차례 돌파를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수원의 약점만 도드라진 경기였다. 3선 미드필더 이종성은 느린 발로 최종 수비라인을 전혀 보호하지 못했고, 센터백 불투이스는 불필요한 경고 누적 퇴장으로 팀을 수적 열세에 빠뜨렸다.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왼쪽 풀백 이기제도 상대 윙어 수비에는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수비진에서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이 많았고, 선수들끼리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선수들의 투지를 북돋우기 위한 감독의 동기부여가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편에서는 감독의 전술이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선수들의 실력 자체가 떨어지는 만큼 반등을 위해서는 선수단 보강이 시급하다는 비판이다. 선수들이 기본적인 볼 소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감독 특유의 점유율과 공격 중심의 새 전술을 입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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