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라질 위기다”...갈수록 심각한 저출산, 해법은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5. 11. 22: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방세연구원·지방정부 모여
저출산·고령화 해결책 모색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지방재정, 지방시대의 균형발전 정책방향’ 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왼쪽부터 이사벨 차트리 OECD 지방재정분권국장, 유민봉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 송재호 국회 균형발전포럼 상임공동대표(국회의원),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강성조 한국지방세연구원장, 서양원 매일경제 대표이사, 백재현 한국지방세연구원 이사장,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제공 = 한국지방세연구원>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자 비수도권 조세지원 확대, 투자 촉진을 위한 조세 인센티브 마련 등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져 따라 출생아 수는 2021년 26만 1000명에서 2022년 24만 9000명으로, 합계출산율은 동기간 0.81명에서 0.78명으로 급감했다. 인구 고령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급증하며 한국은 2013년 고령사회 진입한 데 이어 오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에 속한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10일 개원 12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지속가능한 지방재정, 지방시대의 균형발전 정책방향’이라는 주제로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양 협의회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공동으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매일경제신문사는 후원사로 참여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지방의 생산인구 유출 가속화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 등 국가적 위기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국제 정책적으로 비교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콘퍼런스는 이사벨 차트리 OECD 지방재정분권국장의 기조 강연을시작으로 제1세션 ‘지역교육재정과 지역혁신, 제2세션 ‘지역활성화 성공사례와 균형발전 제도설계’ 등으로 진행했다.

이사벨 차트리 국장은 기조연설에서 “OECD 국가 간의 불평등은 감소했지만, 국가 내 불평등은 줄어들지 않았다”며 “되려 OECD 국가의 대도시 간 경제·사회적 격차는 줄어들었으나, 지방 도시의 경우 오히려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해법으로 정체된 지방의 추격을 촉진하고 가장 역동적인 대도시 지역의 번영을 지속하는 방식으로 지역 격차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10대 정책 로드맵을 제안했다.

로드맵에는 지방 간 책임 배분, 세입 및 세출 분권, 중앙-지방 간 조정과 협력, 지방의 역량 강화, 균등화 시스템 및 국가 지역개발 정책 강화에 관한 기본 원칙이 담겨있다. 이사벨 국장은 “지방분권은 2023년 4월 27일 채택된 새로운 OECD 지역개발정책 권고안의 핵심”이라며 “불평등 해결은 가장 역동적인 지역에서 번영을 유지하면서 낙후된 지역에서 따라잡도록 자극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앙-지방 정부의 공동 책임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역활성화 성공사례와 균형발전 제도설계’ 세션에서는 지역균형발전 성공사례와 균형발전 제도, 지방재정 관련 외국의 정책 기조와 동향에 대한 정보 등이 논의됐다. 나가이 쇼이치 가와바마을 대표는 일본 군마현 가와바마을의 파산 직전인 마을기업이 혁신을 통해 2023년 전국 1위 마을기업으로 성장한 과정을 소개했다. 도쿄와 150km 거리인 가와바 마을은 도쿄도 세타가와구와 협약을 맺어 교류하고, 농촌과 관광을 주 무기로 도시 사람의 시각에 맞춰 지역 특성화 상품 개발에 나섰다.

나가이 쇼이치 대표는 “‘농업+관광’이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스키장을 만들며 유럽의 작고 예쁜 마을을 일본에서 재현해보자 생각으로 구상했다”고 말했다. 31억 엔에 달하는 사업비는 90%가량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추진할 수 있었다. 마을 개조사업의 주안점은 디즈니리조트처럼 충성스러운 고객 확보였다. 인구 70%가 몰린 일본 수도권 고객을 타깃으로 분석했다. 그들이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선호하는 성향을 파악하고, 과일과 채소 판매시설을 개선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치즈 제품과 수제맥주를 개발했다.

나가이 쇼이치 대표는 “디즈니랜드처럼 고객이 즐거운 마음으로 즐기고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은 마을이지만 고급 예약제 레스토랑도 운영하며 제품 디자인까지 신경 쓴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가와바 마을을 찾는 한해 200만명 방문객 중 120만명(60%)은 재방문 고객이다.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재정연구실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소멸 대응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재정 확충방안 개편을 제안했다. 특히 ▲특별자치도 부담금 이양 ▲인구감소지역 출산 및 양육환경 조성 재정 지원 ▲지자체 간 협력을 유도하는 기금운용 ▲균특회계 지역자율계정 확대 및 실질적 포괄방식 전환 ▲고향사랑기부제 비수도권 조세지원 확대 ▲투자 촉진을 위한 조세 인센티브 마련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박 실장은 “지역 간 상생연대, 사회적 비용 반영 등을 위해 비수도권 지역 세원인 지역자원시설세 과세를 확대해야 한다”며 “환경 관련성이 높거나 외부불경제를 유발하는 다양한 과세 대상에 부과를 확대하고 탄력세율을 적용하며 로봇이나 태양광, 풍력설비 등에 대해 지방세를 부과하는 등 신세원 발굴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세법 개정, 부동산 거래 부진 등으로 인한 지방재정 약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세재원조정을 통한 자주재원 확충이 더 중요하다”며 “지방세 성격이 있고, 지방 재원으로 활용되는 세목의 이양을 검토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추진 핵심인 지자체 자주재원 확충을 위해 재원운용 방식을 전환하며 자주재원의 통합적, 효율적 운용을 위해 지역균형발전기금(또는 교부세)을 신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 촉진 조세 인센티브도 마련해야 한다”며 “낙후지역 및 저소득지역의 민간자본 유치를 목적으로 한 미국 기회특구 조세지원제도를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철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경북도지사)은 영상축사를 통해 “지방시대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충분한 재원 마련할 수 있는 권한이 지방 정부에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사를 한 송재호 국회 지역균형발전포럼 상임공동대표(국회의원)는 “균형발전을 하지 않으면 국토가 소멸하는데, 소멸 지역 일부만 기업처럼 도산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균형발전은 여야 구분이 있을 수 없는 일로 국회가 정책적 뒷받침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지방은 항상 어렵다는 말씀에 공감한다”며 “지방시대라는 단어가 레토릭으로 끝나지 않도록 행안부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콘퍼런스 개막식에는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이철우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영상 축사를 했으며 송재호 의원,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강성조 한국지방세연구원 원장, 서양원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