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살린 강아지 '복순이'…주인은 도살자에게 넘겼다

복순이 생전 모습 [카라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주인이 쓰러졌을 때 크게 짖어 주인을 살린 강아지 '복순이'가 도살자에게 넘겨져 죽임을 당했지만, 검찰은 주인과 도살자 모두 기소유예 처분해 동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전진경)는 11일 '복순이 도살 사건'에 대한 엄중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카라에 따르면, 복순이는 임모(여) 씨가 정읍시 자신의 식당에서 기르던 반려견이었다.

복순이는 지난해 8월 누군가로부터 흉기로 학대를 당하는 일을 겪었다. 이로 인해 복순이는 코, 이마, 가슴 등에 상해를 입었다.

임 씨는 복순이를 인근 동물병원에 데려갔으나 치료하지는 않고 그대로 돌아 나왔다.

복순이는 많이 다쳤지만 네 발로 돌아다니며 일상생활을 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임 씨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보신탕 업자에게 연락을 취해 복순이를 도살해 달라고 요청했고, 도살자는 복순이를 목매달아 도살했다.

복순이는 한 때 임 씨의 남편이 건강 문제로 쓰러졌을 때 크게 짖어 주변에 위기를 알려 구해낸 반려견이었다. 그러나 정작 복순이는 자신이 지켰던 가족에 의해 도살자에게 넘겨져 잔인하게 도살당한 것이다.

카라는 임 씨와 도살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및 예비적 교사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사건 수사에 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었고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소유예 의견을 냈다. 임 씨가 어쩔 수 없이 복순이를 넘겼다고 하소연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사유였다. 도살자 역시 70세의 고령이고 동종 전력이 없으며, 복순이를 도살한 것 외에 다른 학대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에 카라는 검찰에 이 사건을 다시 판단해 달라며 항고하고, 이날 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최민경 카라 팀장은 "복순이는 치료를 받지 못해도 네 발로 생활하며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며 "개 임의도살은 가장 잔혹한 동물학대 범죄 문제로 임 씨와 도살자에 대한 엄중한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