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무실점 호투' LG 임찬규 "제 보직은 그냥 투수"
[잠실=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제 보직이요? 그냥 투수죠."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을 챙긴 임찬규(LG 트윈스)가 수훈선수로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LG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중요한 승리였다. LG는 4연승을 달리다 어제 경기에서 1-11이라는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선발투수 김윤식이 잘 던졌으나, 정우영, 유영찬, 최성훈, 배재준, 진해수 등 무려 5명의 불펜투수가 등판하고 실점하며 소모가 컸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찬규의 6이닝 무실점 투구는 단비 같은 호투였다. 임찬규는 이날 키움 타선을 단 3안타 2사사구로 묶으며 실낱같은 1-0 리드를 이어갔다.
임찬규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이민호를 대신해 지난달 중순부터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다.
6이닝은 임찬규의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다. 지난달 22일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첫 승을 거뒀고, 28일 경기에서는 5.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올 시즌 LG 투수진의 큰 힘이 되고 있는 임찬규는 "제 보직은 그냥 투수다. 지금은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으니 선발투수로 등판하고 있는 것이고, 팀이 중간투수가 필요할 때가 오면 중간투수로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를 한 대로 잘 되는 것 같다. 구속에 대한 욕심은 크게 버렸다. 변화구가 다듬어진 것과 제구가 (좋아진)원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임찬규는 80구를 던진 가운데 직구 31개에 커브 24개, 체인지업 18개, 슬라이더 7개를 던지며 키움 타선을 상대했다. 그는 "체인지업은 카운트로 잡는 볼이 있고 결정구가 있다. 불펜으로 던지다 보면 전력투구를 하는데 선발로 던지다 보니 무빙이 덜 들어가는 것 같다. 적응하다 보면 체인지업도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투구수가 80개였는데, 이닝 욕심은 없었을까. 그는 "언제부터 제가 7, 8이닝 던지는 투수였다고, 좋을 때 빼주신 점이 좋았다. 중간 투수들도 좋지 않았나. 80개를 던져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할 것 같다"고 밝혔다.
1-0으로 살얼음 리드를 하고 있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제 승리보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했다. 불펜투수들도 얼마나 긴장되겠나. 서로 연습할 때부터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다. 사실 팀이 이기면 그만이다"라고 개의치 않아 했다.
이민호가 복귀하면 임찬규는 다시 중간투수로 보직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임찬규는 "감독님께서 불펜으로 가라고 하시면 가야 한다. (보직 변경을)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타이밍 등을 알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준비를 더 잘 하면 될 것 같다. 저는 앞서 말했듯이 그냥 투수다. 팀이 많이 이기면 되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빨리 선발투수로 나선 것 같다. 여름부터 (강)효종이나 (김)윤식이가 쉬어야 할 때 메꿔주는 역할로 생각했었다. 나중에 (이)민호가 복귀하고 나서 중간투수로 가고, 팀도 이긴다면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LG는 박명근, 유영찬 등 젊은 나잇대의 불펜진이 힘을 내고 있다. 임찬규는 "다들 앞으로 잘 할거고, 더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하며 "그것보다 (이)정용이, (정)우영이가 힘들어하고 있다. 이 친구들이 서서히 컨디션을 찾아서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임찬규는 "최근 정용이는 생각이 많아졌었다. 생각을 단순화해서 마운드에 올라왔으면 좋겠더라. 영찬이와도 얘기했는데, 단순화한다는 건 외부 요인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제가 통제 가능한 상황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것이고, 심판이나 관중, 날씨는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걸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생각이 나더라도 지우고 다음 투구를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