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체 불법체류 노동자 사망…“안전교육도 없이 투입”
[앵커]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경남 양산의 한 공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온몸에 화상을 입은 뒤 치료를 받다 숨졌습니다.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곳인데 안전 장치도 없고, 관련 교육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양산의 한 금속 제품 가공 공장입니다.
이 공장에서 일하던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0대 노동자가 지난 1일, 쇠파이프 표면을 건조하는 67도 열탕에 빠졌습니다.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8일 만에 숨졌습니다.
숨진 20대 외국인 노동자는 15cm 두께의 온수조 테두리를 밟고 온도 조절 장치 쪽으로 다가서다가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고 당시 혼자 작업한데다 추락을 막을 안전 장치는 없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한 거 얼마 안 했어요. 3개월 이렇게 됐는데. 거기는 (일을) 혼자 할 수밖에 없어요."]
숨진 20대 노동자는 불법체류 신분이었습니다.
업체는 이 사실을 알고도 구인난을 이유로 그대로 채용했습니다.
더욱이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위험한 사업장이었지만, 기본적인 안전 교육조차 없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이 업체는 2018년 유해화학물질업 허가를 받은 후 지금껏 단 한 차례도 관리자나 종사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8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지만 공장 운영은 그대로 계속됐습니다.
해당 업체는 외국인 노동자 6명을 포함해 12명이 일하는 영세업체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은 아닙니다.
[유선경/부산노동권익센터 노동권익부 과장 : "감독을 나가야 합니다. 감독을 나가서 지적되지 않았는데 개선을 할 생각을 하지는 않겠죠. 그래서 감독과 지원이 같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고용노동청은 해당 업체에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해 과실이 확인될 경우 업체 대표 등을 입건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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