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정지 의무화에도…또 끔찍한 우회전 사고, 왜?
[앵커]
은결 군이 숨진 어제(10일), 우회전하던 대형 트럭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30대 남성을 덮쳤습니다.
의무적으로 우회전할 때 잠시 멈춰야 하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형 화물차가 도로를 지나갑니다.
곧이어 같은 방향으로 구급차가 빠르게 달려갑니다.
어제 오전, 경기도 안양시의 한 사거리에서 14톤 화물차가 우회전 하다 자전거를 타던 30대 남성을 치었습니다.
화물차 운전자는 사람이 깔린 사실을 모른 채 약 1km를 더 달리다가 다른 운전자가 알려주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차량 아래에서 발견된 남성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듬직했던 아들을 하루 아침에 잃은 아버지는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가족 : "엄마 생일 때 베트남 여행 시킨다고 여권 찾으러 갔다오다 그 사고를 당한 거예요. 더 안타깝고, 해준 것도 없고 그렇게…"]
또 반복되는 우회전 사고를 이제 정말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유가족 : "완전히 멈춰 섰다가 양 옆을 다 확인 하고서 우회전을 해야 되는데…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회전 사고는 특히 버스나 대형 화물차를 운전할 때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차량이 크고 운전석이 높을수록, 바로 앞에 있는 보행자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최대 2배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방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우회전 차량도 일시 정지하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아직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재원/도로교통공단 교수 : "아무리 강력한 법과 제도가 있어도 거기에 따른 (운전자의) 관심이 없으면 사고가 계속 일어납니다. 우회전하면 경우의 수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일시정지를…"]
2019년부터 3년 간 발생한 우회전 사고는 모두 5만 7천 건.
사고로 숨진 사람만 4백 명이 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보행자였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고석훈 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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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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