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조편성'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하는 클린스만호, 요르단-바레인-말레이시아와 한 조

박찬준 2023. 5. 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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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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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축구가 무난한 조편성을 받아들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11일 오후 8시 카타르 도하의 카타라 오페라 하우스에서 2023년 아시안컵 조추첨식을 열었다. 이날 조편성에는 '한국축구의 레전드'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가 참석해 추첨자로 나섰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E조에 속했다. 아시안컵은 올해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중국이 코로나19로 개최권을 포기하며 내년 카타르에서 열리게 됐다. 카타르 아시안컵은 2024년 1월12일부터 2월10일까지 도하를 포함한 5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은 자타공인 아시아 최강이지만, 아시안컵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까지 연속 우승을 차지한 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15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게 이후 최고 성적이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며 기세를 올린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64년 묵은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 등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한만큼, 최적의 기회다.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취임식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강조한 바 있다.

그 첫 발이 될 조편성에 눈길이 쏠렸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이 27위로 이번 대회 출전국 중 3번째로 높은 한국은 개최국 카타르, 일본,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1번 포트에 배정됐다. 포트4, 3, 2 순으로 추첨이 진행된 가운데, 카타르의 2019년 대회 우승 주역인 하산 알하이도스의 손에 마지막 포트1 국가의 운명이 결정됐다. 다섯번째로 호명된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이 이미 자리한 E조에 속하게 됐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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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한 조편성이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인 포트2 중 가장 해볼만한 상대로 평가한 요르단(FIFA랭킹 84위)과 한조가 됐다.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통산 3승2무로 한 번도 진적이 없다. 요르단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올랐다. 이라크 출신의 아드난 하마드 감독이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다.

포트3의 바레인도 무난한 상대다. 한국은 바레인(FIFA랭킹 85위)을 상대로 16번 만나 11승4무1패로 절대우위에 있다. 마지막 대결은 2019년 아시안컵 16강이었는데, 당시 황희찬 김진수의 골로 2대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현재 포르투갈 출신의 엘리오 수사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포트4에서는 말레이시아(FIFA랭킹 138위)가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말레이시아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었던 김판곤 감독이 이끌고 있다.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말레이시아는 김 감독 부임 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과 전력차가 크다. 김 감독이 "한국과 한조가 되는 것은 피하고 싶다"고 했는데, 얄궂은 운명에 놓였다. 말레이시아와의 역대전적은 26승12무8패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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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일본, 이라크, 베트남과 함께 D조에 속했다. 한국축구의 '숙적' 일본과 맞닥뜨렸다. 스즈키컵 4강에서 붙었던 베트남과 리턴매치를 펼친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 물러나고 과거 일본 감독직을 했던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끌고 있다. 개최국 카타르와 '중동의 강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괜찮은 조에 속했다는 평가 속, 호주가 속한 B조가 '죽음의 조'로 불릴만 하다.

아시안컵은 24개 팀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12개 팀과 3위 6개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을 더한 16개 팀이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한국은 조 1위가 유력한만큼, D조 2위와 16강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보면 이라크가 유력해 보인다. 만약 2위로 미끄러질 경우, 한일전이 16강에 성사될 수도 있다.

사진캡처=AFC 유튜브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28/

7일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함께 현장에서 조 추첨식을 직접 지켜봤다. 조 추첨이 모두 완료된 후 행사 진행자는 24개국 감독 중 유일하게 클린스만 감독에게 조추첨 소감을 물었다.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위상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아 축구의 일원이 돼서 영광이다. 열렬히 환영해줘 감사하다"며 "이제부터 연구해야 한다. 상대와 팀을 연구할 것이다. 이곳에서 만날 감독들에게서도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컵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대회가 될 것이다. 이미 이곳에서 월드컵이 열렸는데 엄청나고 아름다운 대회였기 때문이다. 즐거울 것이다"고 기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추첨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물론 쉬운 그룹은 없다. 상대팀 모두 좋은 팀이다. 잘 준비해야 한다. 특히 말레이시아 쪽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감독은 한국인이다. 우리는 조별리그를 통과해 끝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우리에겐 좋은 조편성"이라고 미소지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행사 다음 날인 12일 경기장, 훈련장 등 현장 답사를 하며 1960년 대회 이후 무려 64년 만의 우승 도전을 위한 '청사진' 구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 카타르 현지에서 평가전도 계획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월드컵을 통해 사우디는 아르헨티나를 잡았고, 일본은 독일, 스페인을 꺾었다. 아시아팀들의 수준은 상당히 올라왔다. 강팀을 일찍 만나고 싶지 않다"며 "우리 1차 목표는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드는 것이고, 이후 결승까지 가서 강한 팀을 만나 이기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3월 콜롬비아, 우루과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클린스만호는 6월 페루,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 조편성

A조=카타르, 중국, 타지키스탄, 레바논

B조=호주,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인도

C조=이란, UAE, 홍콩, 팔레스타인

D조=일본,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

E조=한국,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

F조=사우디아라비아, 태국, 키르기스스탄,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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