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1.8%→1.5% 낮춰 “반도체 산업 부진이 원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돼 1.5% 성장하고, 내년에는 대외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로 2.3%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 0.9% 성장하고, 하반기에 2.1% 성장해 연간 1.5% 성장한다는 것이다.
KDI는 지난 2월 올해 성장률을 1.8%로 전망했지만, 3개월 만에 낮췄다. 소비가 늘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산업이 부진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금 반도체 경기가 2001년도 IT 버블 붕괴,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만큼 심각한 부진 상황”이라고 했다.
KDI의 전망치는 기획재정부·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1.6%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다.
하반기 경기 반등은 반도체와 중국에 달렸다고 KDI는 밝혔다.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중국의 경제 회복이 서비스업에만 국한된다면 하반기 경기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반도체나 중국 경기 회복이 KDI 생각과 다르게 간다면 성장률 1.5%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며 “1% 초반도 안 좋은 시나리오에서는 가능하다”고 했다.
KDI는 “경기 부진에도 양호한 고용 여건이 유지되고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며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적 거시정책 기조가 요구된다”고 했다. 3%대인 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떨어질 수 있도록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경기 부양보다는 중장기적 성장동력 확보와 취약계층 보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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