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위험지대 충청권

신익규 기자 2023. 5. 1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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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를 전세사기로 규정하며 관련 법 손질에 한창인 가운데 충청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갭투자가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갭투자 매매거래 10위권에 세종과 충남 천안 서북구, 아산 등 3곳이 이름을 올렸다.

행정수도 메리트와 수도권 인접 효과 등에 따라 비수도권에선 세종과 충남 지역의 갭투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전에서도 수십 건의 갭투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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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중 유일하게 갭투자 매매 10위권에 지역 이름 다수 올라
서산테크노밸리 고운하이츠, 3개월 간 전국 최다 갭투자 거래 단지
자본금 1000만 원에 아파트 사들여…천안선 갭투자로 4100만 원 수익

정부가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를 전세사기로 규정하며 관련 법 손질에 한창인 가운데 충청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갭투자가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갭투자 매매거래 10위권에 세종과 충남 천안 서북구, 아산 등 3곳이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7곳은 모두 수도권으로 비수도권에선 유일하게 충청권에서만 활발한 갭투자 거래가 나타났다.

특히 충남 천안 서북구는 경기 평택시와 화성시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갭투자 거래를 보였다. 해당 지역에서 나타난 3개월간의 매매거래는 1322건으로, 이 중 48건(3.6%)이 갭투자로 조사됐다. 세종은 970건의 거래 중 44건(4.5), 충남 아산은 전체 1161건에서 40건(3.4%)의 갭투자 거래가 포착됐다. 단지별로는 서산테크노밸리 고운하이츠가 10건의 갭투자 거래를 보여 전국 최다 갭투자 거래 단지로 꼽혔다.

행정수도 메리트와 수도권 인접 효과 등에 따라 비수도권에선 세종과 충남 지역의 갭투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전에서도 수십 건의 갭투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대전 지역 내 갭투자는 5개 구 도합 8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구 30건, 유성구 24건 등 대부분이 신도심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이렇다 보니 자본금 1000만 원 수준에 형성되는 갭투자 사례도 상당하다.

서구 삼성래미안아파트 면적 109㎡는 지난 3월 3억 1900만 원에 매매돼 5일 뒤 3억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1900만 원으로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유성구 송강청솔아파트 면적 77㎡도 지난해 2월 1억 2750만 원에 거래돼 약 두 달 뒤 1억 2000만 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불과 750만 원 차이다.

천안 일성3차 능수아파트 면적 80㎡는 지난 2월 16일 1억 3500만 원에 매매계약 후 바로 다음날인 17일 같은 가격에 전세를 놓아 한 푼의 비용도 들이지 않았다.

매매가격을 웃도는 전세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었다. 천안 백석마을아파트 면적 113㎡의 경우 집주인이 지난달 2억 6900만 원에 사들인 뒤 3억 1000만 원에 세를 놓아 4100만 원을 벌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값 바닥론이 확산하면서 갭투자가 또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대로 간다면 갭투자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도 있지만 변수는 정부의 대책이다. 무자본 갭투자 피해자를 전세사기 피해 특별법안에 포함시킬 경우, 활개 치고 있는 갭투자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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