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실버복지'라며 파크골프장 우후죽순…터전 잃는 야생동물들
'실버 스포츠'로 떠오른 파크 골프장이 전국적으로 인기입니다. 그런데, 강 근처에 파크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야생 동물들이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최연수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대구시에서 개발예정인 금호강 인근의 파크골프장 부지입니다.
공사허가가 났지만, 지금은 잠시 중단됐습니다.
대구환경청이 이곳에 야생동물 법정보호종이 살고있는지 살펴보라며 재조사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 눈앞에 있는 공사장 깃발을 보시면요.
콘크리트가 이곳까지 찰 예정입니다.
그런데 1.5m정도 떨어진 곳에 삵의 발자국이 보이고요. 수달이 놀다간 흔적도 보입니다.
이곳에서 야생동물이 사는 게 확인되면, 구청은 보호대책을 내야 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부지를 둘러봤습니다.
여기저기 야생동물의 배변흔적과 발자국들이 보입니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여기가 주로 수달 놀이터라고 보시면 돼요. {진짜 여기에 발자국이 이렇게 가네요. 여기에 배변을 보고…} (수달이) 매일 옵니다, 매일. 제가 총 4일간 모니터를 했는데 매번 다 나왔어요.]
밀착팀은 카메라를 설치해 야밤에 야생동물이 나타나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밤이되자, 수달이 냄새를 맡으며 늪지를 거닐더니 금호강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삵도 주변을 둘러보다 걸어갑니다.
강 인근이라면 하천점용허가를 받아야하지만, 무허가로 파크골프장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불법확장한 경우도 나왔습니다.
무허가로 지은 뒤 폐쇄된 또다른 파크골프장, 이용객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럼 대략적으로 몇 명 오시는 거예요?} 대략적으로 50명에서 100명 정도 되지. 이거 전부 우리가 사비 들여서 만드는 건데.]
이미 지은 파크골프장을 자연상태로 되돌리긴 힘듭니다.
이곳은 불법확장으로 폐쇄가 된 곳인데요.
적발후 낙동강환경유역청은 "원상복구를 해놨다"고 설명했지만, 이렇게 울타리와 푯말들이 쌓여있고요.
고개를 돌려 옆을 보시면 모래와 의자들이 방치돼있습니다.
대구시청은 파크골프장을 직접 관리해 환경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우/대구 문화체육관광국장 : 동호인들이 자연적으로 허가 안 받고 한 곳도 있고 이런 걸 구청에서 다 정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일괄로 저희가 정비를 한 상황이고…]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년엔 금호강변을 따라 2km 간격으로 파크골프장이 들어섭니다.
대구시는 이 사업을 '르네상스'사업이라고 부릅니다.
파크골프장은 대구 뿐 아니라 전국에 '실버복지'란 이름아래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를 살리자며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 이런 모습이 문화운동이자 복지일까요.
(작가 : 유승민 / 영상그래픽 : 신하경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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