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 7곳 세계유산 등재된다

송용준 2023. 5. 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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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주로 낙동강을 따라 작은 나라들이 번성했다.

이 가야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가야고분군은 올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등에 이어 총 16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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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모스 ‘등재 권고’… 선정 확실
9월 최종 결정 땐 한국 16번째
경남·경북·전북 묶은 연속유산
‘미지의 왕국’ 가야 실증할 증거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주로 낙동강을 따라 작은 나라들이 번성했다. 5세기 후반에는 22개의 소국이 있을 정도였다. 이를 총칭해 가야라고 불렀다. 경남 김해 금관가야를 비롯해 경북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등이 비교적 잘 알려졌지만 가야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남아 있는 문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미지의 왕국’ 가야를 드러낼 단서로 꼽혀온 자료가 바로 수많은 무덤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 7곳에 대해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고 문화재청이 11일 밝혔다. 사진은 고분군 7곳 중 하나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문화재청 제공
이 가야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1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에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에 등재된다.

이번에 등재 권고 판정을 받은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하나로 묶은 연속유산이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구성된다. 행정구역으로 따지면 경남 5곳, 경북 1곳, 전북 1곳이다.

가야고분군은 올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등에 이어 총 16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한반도 남쪽에는 가야와 관련한 고분군이 780여 곳에 이르고 구릉 능선을 따라, 혹은 나지막한 언덕에서 조성된 무덤을 모두 합치면 수십 만기에 달한다. 그 안에서 수많은 토기, 철기, 장신구 등의 유물이 발굴됐다.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전공 교수는 “무덤은 가야의 성장과정과 당시 동아시아에서 위상 등 역사와 문화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일종의 타임캡슐”이라고 강조했다.

가야고분군은 총 7곳의 가야 유적을 모은 연속유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속유산은 지리적으로 서로 접하지 않은 두 개 이상의 유산을 포함한 것으로, 같은 역사나 문화적 집단에 속하거나 지리적 구역의 특성을 공유할 때 적용할 수 있다.

가야고분군 유적은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했던 가야문명을 실증하는 증거로 여겨진다. 대등한 수준의 최상위 지배층 고분군이 독립된 분지에 각각 분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각 정치체가 자율성을 가진 수평적 관계였음을 보여준다는 게 학계 통설이다.

문화재청은 “이코모스는 가야고분군이 주변국과 공존하면서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해 온 가야를 잘 보여주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는 점에서 기준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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