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이동준, “덴버가 파이널에서 우승할 것 같아요”
올시즌 NBA 플레이오프는 유달리 흥미롭다는 의견이 많다. 우승후보 밀워키 벅스가 1라운드에서 탈락한 가운데 어떤 팀이 우승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매치업은 단연 스테판 커리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르브론 제임스-앤서니 데이비스의 '원투펀치'가 위력적인 LA 레이커스의 대결이다.
4차전까지 레이커스가 3승 1패로 앞서가면서 싱겁게 시리즈가 끝나는가 싶었지만 벼랑 끝에 몰린 골든스테이트가 5차전을 잡아내면서 기사회생한 상태다. 이제 쫓기는 쪽은 레이커스다. 6차전에서 승부를 끝내면 모르겠지만 7차전까지 간다면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향방은 예측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미 버틀러가 이끄는 마이애미 히트의 기세도 무섭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과정은 험난했지만 큰 경기에 강한 지미 버틀러의 활약을 앞세워 시리즈를 리드하고 있다. 5차전에서 뉴욕이 반격에 성공하며 3승 2패가 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분위기 자체는 마이애미 쪽에 기울고있다는 평가다.
이렇듯 매경기 승패가 바뀌는 가운데 압도적인 팀이 보이지 않고 있는지라 올시즌 파이널 우승팀을 예상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분위기다. 앞서 언급한 팀 외에도 탄탄한 공수밸런스와 조직력을 앞세운 지난해 준우승팀 보스턴, 정규시즌 MVP 콤비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기존 득점기계에 지구 1옵션까지 가세한 피닉스, 리그에서 가장 유니크한 센터를 보유하고있는 덴버 등 각팀마다 특유의 색깔이 있는지라 어느 팀이 진출해도 ‘재미’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다는 평가다.
SK 나이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41‧200cm) 경희대 코치는 “개인적으로는 덴버가 우승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최근 보여주고 있는 요키치의 경기력은 투타임 정규시즌 MVP로서 전혀 손색없는 수준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을 이기게 만들줄 아는 선수인지라 부상 등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무난하게 파이널에 진출할 것 같고, 더불어 우승 가능성도 높지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코치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덴버 너기츠의 주전 센터이자 간판스타인 ‘조커’ 니콜라 요키치(28‧211cm)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미친 수준이다. 매게임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역대 최고 포인트 센터로서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2라운드 현재 기준으로 5경기 평균 35득점 13.8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평균 트리플더블을 기록중이다.
상대인 피닉스도 데빈 부커와 케빈 듀란트의 '쌍포'가 불을 뿜고있지만 요키치를 감당하기에는 쉽지않아 보인다. 요키치의 현재 퍼포먼스는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김코치는 덴버와 파이널에서 붙을 상대팀으로는 필라델피아를 선택했다. 숙원인 정규시즌 MVP를 차지함으로서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벗어던진 조엘 엠비드(29‧213cm)와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다시금 보여주고있는 제임스 하든(33‧196cm)의 조합은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두렵지않아 보인다.
김코치의 예상대로 덴버와 필라델피아의 매치업이 이뤄진다면 ‘리그 최고 센터를 가린다’는 스토리 속에서 요키치와 엠비드의 불꽃튀는 승부가 기대된다. 물론 지는 쪽은 상당한 데미지를 입을 수도 있다. 패트릭 유잉은 순수한 기량 자체로는 하킴 올라주원에 별반 뒤지지않았다. 하지만 후대의 평가에서는 둘의 차이가 생각 밖으로 크게 갈리고 있다.
1990년대 4대센터중 올라주원은 1~2위권으로 인정받는데 반해 유잉은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있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과거 파이널에서 맞붙어 올라주원이 이긴탓도 크다. 당시 둘 모두 엄청난 활약을 펼쳤지만 팀원들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진 올라주원의 휴스턴이 유잉의 뉴욕을 접전 끝에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당시 유잉의 뉴욕이 우승했더라면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과는 평가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요키치와 엠비드가 파이널에서 붙는다면 두선수 모두에게 엄청난 동기부여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그동안은 요키치가 1인자, 엠비드가 2인자로 평가받았지만 파이널에서 엠비드가 이기고 먼저 우승을 차지할 경우 요키치 위에 올라선다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진다.
김코치는 “개인적으로 스테판 커리를 좋아하는지라 골든스테이트가 우승하면 좋겠지만 현재 분위기상 쉽지 않을 것 같다. 덴버에게는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고 요키치의 폼이 절정에 달한 지금을 놓치면 안된다. 스몰포워드 마이클 포터 주니어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그의 경기력이 올라간다면 덴버도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형 이승준과 함께 형제 혼혈선수로 명성을 날렸던 이동준(43‧200cm) 또한 김코치와 의견이 비슷했다. 이동준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지미 버틀러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팀은 덴버다. 보면 볼수록 정말 매력이 넘치는 팀이다. 후배랑 내기를 했는데 덴버가 서부 컨퍼런스에서 우승하면 신발 한 켤레를 받기로 했다”며 웃었다.
덴버의 파이널 상대에 대해서는 “필라델피아 아니면 보스턴이 될 것 같다. 두팀 다 위력적인 원투펀치가 있어서 한번 터지면 아무도 못말린다. 하지만 요치키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덴버의 우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덴버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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