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흠집 내려는 의도"..의문 가득 표절 고발에 작곡가들 나섰다 [종합]

정유나 2023. 5.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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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가수 아이유가 음원 표절 혐의로 고발당한 가운데, 표절 의혹을 받는 노래의 작곡가들이 이를 전면 부인하며 해명에 나섰다.

먼저 아이유의 '분홍신'과 '좋은 날'을 만든 작곡가 이민수는 11일 "저는 타인의 곡을 참고하거나 염두에 두고 작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분홍신'은 발매됐던 2013년에 (표절) 문제에 관해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반박했었고 더 이상의 견해는 무의미해 (대응을) 자제해왔다"면서도 "최근 확대, 재생산을 넘어 도를 넘는 아티스트에 대한 비난에 조심스럽게 글을 적어 남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유를 사랑하시는 여러분의 마음에, 특히 아이유의 마음에도 '분홍신'과 '좋은 날'의 저작자로서 상처를 남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삐삐'를 만든 작곡가 이종훈 역시 입을 열었다. 그는 작곡가인 자신이 아니라 저작권 영역 밖에 있는 가수를 고발한 상황에 대해 "일차적으로 표절 고발에 대한 대상을 잘못 고른 것에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저작권(지적 재산권)이라 함은 작곡가의 영역이지 가수의 영역이 아니다. 고소 또는 고발을 하더라도 작곡자인 나에게 하는 것이 적합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차적으로 표절은 친고 죄에 해당함으로 제3자의 고소 또는 고발이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며 "이는 필시 아티스트를 흠집 내려는 의도에 불과할 뿐 법적으로 어떤 결과를 내려 함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바다"고 주장했다.

이종훈 또한 '삐삐' 표절 의혹애 대해 부인했다. 그는 "저는 다른 어떠한 작업물도 표절하지 않았다"며 "유튜브 짜깁기 영상에서 유사성이 느껴진다고 '주장'하는 '여러' 곡들을 들어본 결과 hip-hop/ r&b 라는 음악 장르적 특성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코드 진행, 곡의 구조, 편곡적 악기 구성 등 여러 면에서 차별성과 개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종훈은 "추후 나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아낌없이 설명해 드릴 것이며 법적인 절차를 불사해서라도 이러한 형태의 매도와 오해를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이는 제 창작물의 의미를 보존하기 위한 굳은 의지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현존하는 작가들의 창작 환경을 조금이나마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아이유가 다른 아티스트의 음원을 표절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 대상이 된 곡은 '분홍신', '좋은날', '삐삐', '가여워', '부'(Boo), '셀러브리티'(Celebrity)로 총 6곡이다. 이 중 아이유는 '셀레브리티' 작곡에, '삐삐'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그런데 이번 고발을 두고 '의도적인 흠집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고발 대상이 작곡가가 아닌 아이유라는 점이 의문을 자아낸다. 고발 당한 6곡 중 아이유가 작곡에 참여한 노래는 1곡이고, 심지어 이도 공동 작곡인데 황당하게도 아이유에게만 문제를 삼았다. 또한 나머지 곡에서 아이유는 '가창자'일 뿐이기 때문에 문제를 삼을 거면 작곡가에게 먼저 문제를 제기했어야 맞다. 그런데 작곡가를 문제 삼지 않고 아이유에게 문제를 삼았다. 의도적으로 아이유를 흠집내려 했다고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게다가 이번 고발인은 표절 대상인 원저작권자가 아닌 일반 시민이다. 저작권 침해죄는 피해를 당한 사람, 즉 표절 대상인 원저작권자가 고소해야 사건이 진행되는 친고죄다. 다만 고발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관련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근거로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고발을 두고 유희열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유튜버 가치는 11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이번 고발은 아이유 흠집내기식이다. 왜 피해자인 아이유에게 입장을 표명하라고 고발을 한건지 모르겠다. 아이유를 고발하기 위한 결과가 정해진 상태에서 설계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라고 강조했다.

가치는 "이 사건이 어처구니가 없는 이유는 '왜 고발 대상이 아이유가 되는 거냐. 6곡 중 아이유가 작곡에 참여한 곡은 '셀러브리티' 하나다. 그런데 이 곡은 작곡가 '라이언 전'의 곡이다. '라이언 전'은 본인이 먼저 A&R을 하고 거기에 맞는 작곡가들 여러 명을 섭외해 캠프를 차려서 작곡을 하는 프로듀서다. 이 곡도 아이유 외에 5명이 참여한 곡이다. 고소인이 문제를 삼은 파트를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방식에서는 아이유가 곡에 영향을 끼치기 힘들다. 그러니까 작곡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만 '아이유 의도대로 작곡을 했을 것'이라고 말을 하는 거다. 문제를 삼을 거면 '라인언 전'에게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삐삐'는 아이유가 프로듀서라고 문제를 걸었는데, 이건 먼저 작곡가가 표절한 게 맞다면 인정을 하고, 프로듀서가 도의적인 책임에서 사과를 해야 하는 거다. 순서가 바뀌었다. 그리고 애초에 표절 근처에 가지도 않는다. '좋은 날', '분홍신'은 같은 작곡가지만 나머지 곡은 다 다른 작곡가가 만든 거다. 아이유는 이 곡을 구입하거나 받아서 노래를 부른 거다. 오히려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되는 거다. 그런데 왜 작곡가를 문제 삼지 않고 아이유에게 문제를 삼는 거냐. 작곡가가 먼저 인정을 안 했는데 그냥 노래를 부른 가수가 인정을 해야 하냐"며 고소 자체가 황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유 소속사 측은 표절 의혹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내고 "그간 표절 의혹을 제기한 온라인 게시글 등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라고 밝히며 본격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소속사는 "최근 아이유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 SNS, 유튜브 등에 표절 의혹 게시글과 근거 없는 루머를 담은 유인물이 배포된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해당 의혹이 제기된 시점부터 수집된 증거를 토대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한 무분별한 고발과 가해 등 범죄 행위에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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