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았던 ‘사조직화’ 문제 터졌나…BIFF 국제 위상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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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11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당장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8회 BIFF가 제대로 열릴지 우려가 된다.
제28회 BIFF 개막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집행위원장이 예기치 않게 사퇴한 이번 사태는 내부에서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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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종국 운영위원장 임명 당시
- 지역 영화계 “주먹구구식” 비판
- 이사장 지나친 영향력 등 누적
- 과정 중심 운영 전환 요구 커져
부산국제영화제(BIFF)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11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당장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8회 BIFF가 제대로 열릴지 우려가 된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BIFF 자체의 진로가 뒤틀리면서 부산 영화·문화계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계로 혼선이 확장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허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BIFF가 맞이한 매우 심각한 위기로 볼 수 있다. 2014년 이른바 ‘다이빙벨 사태’가 터져 BIFF를 초유의 혼돈과 위기 속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이는 외부에서 들이닥친 위기였다. 제28회 BIFF 개막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집행위원장이 예기치 않게 사퇴한 이번 사태는 내부에서 튀어나왔다.
실제로 지난 9일 BIFF가 임시총회를 열어 조종국 씨를 사실상 ‘공동 위원장’에 해당하는 운영위원장으로 임명하자, 지역 문화계와 영화계의 다수 인사는 ‘BIFF의 위상과 비중에 걸맞지 않은 인사’ ‘주먹구구식·끼리끼리 방식’이라는 비판적 의견을 많이 내놓았다.
여기서 불거져 나온 표현이 이른바 ‘사유화’ ‘이용관 BIFF 이사장의 지나친 영향력’ 등이었다. 이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누적된 문제점이 지난 9일 운영위원장 임명-11일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으로 드러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허 집행위원장은 국제신문 취재진에 사퇴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허 집행위원장이 2021년 부임한 뒤로 BIFF는 코로나19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과감하게 방향을 전환하고, 온·오프라인의 조화 방식을 강화하면서, 해외 네트워크의 질과 폭을 개선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럽던 시기 국내 다른 영화제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결과는 허 집행위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낳았다. 이는 허 집행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관해 영화계가 당혹스러워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야를 더 넓혀, BIFF의 발전전략과 미래비전을 놓고 볼 때도 여러 가지 지적이 제기된다. BIFF는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 영화제이자 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필름 페스티벌이다. 영화제 특유의 성격상 팀워크가 뛰어나고 긴밀도와 친밀도가 높은 조직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해도 그 방식은 BIFF의 위상에 걸맞아야 한다는 요청이 꾸준히 있었다. 전문가를 국내외에서 발굴해 내는 힘과 이와 관련된 일을 투명하게 진행하는 과정 중심 운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BIFF 측이 운영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수개월 전부터 논의해 왔던 일이며 효율적인 업무 분담을 위해 대외적인 영화제 관련 활동과 내부 행정 운영을 구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 영화계에서 이를 흔쾌히 수용하는 분위기는 좀체 감지되지 않았다. BIFF의 ‘전환’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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