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주가폭락 사태’ 라덕연 구속…검찰 “최소 2640억 부당이득”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서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체포된 라덕연(42)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오후 구속됐다. 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증권 계좌와 휴대전화를 넘겨받은 뒤 매수가와 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띄운(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골프아카데미와 식당 등을 통해 수익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외국의 골프장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를 빼돌리려 한 혐의도 있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라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염려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라 대표 등이 시세 조작으로 2640억원의 부당 이득을 올리고, 이 중 절반인 1320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지난 9일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라 대표 측과 일정을 조율해 먼저 소환 조사하지 않고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실행한 것에 대해 “임의 소환할 경우 출석하지 않거나 잠적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법원은 소환 요구를 한 번도 안 한 사람에 대해선 체포 영장을 잘 발부해주지 않는다”면서 “법원도 체포 영장을 발부해줄 만큼 범죄 혐의점이 소명된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라 대표는 지난 9일 오전 10시 25분 자택에서 검찰에 체포된 바 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 9일 오후 체포된 라 대표 측근 변모(40)씨와 안모(33)씨에 대해 11일 오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사람의 체포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자본시장법위반(시세조종·무등록 투자일임업)과 범죄수익은닉법위반으로, 라 대표의 체포 영장 혐의와 동일하다.
변씨는 H업체를 총괄 관리하며 의사 등 고액 투자자들을 모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씨 역시 자신이 운영하던 스크린골프 연습장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남부지법에서 12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 66명은 지난 9일 오후 라 대표와 H업체 관계자 등 6명을 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남부지검에 고소·고발했다. 투자자 측 변호사는 “고소·고발인의 피해 액수가 1350억원에 달한다”며 “이들은 자신의 투자금이 주가 조작에 사용되는 줄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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