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온정을 나눠요” 공유 냉장고
[KBS 광주]전남 서부권의 중심도시 목포시.
인구감소와 청년유출 여파 속에 원도심은 독거노인 등 고령층과 취약계층 등 지역사회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음식 등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을 나누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목포시 산정동 한가운데 자리 잡은 ‘목포 공유 냉장고’ 1호점인데요.
나눔을 통해 이웃 간의 정을 느끼고, 공유를 통해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을 찾아왔습니다.
장기요양 등 돌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라남도 서부종합재가센터, 그 입구에 자리한 대형 냉장고가 그 주인공입니다.
2~3인분 밥을 지을 수 있게 소분한 쌀과 시원한 물, 각종 반찬과 먹거리 등이 올려져 있는데요.
공유 냉장고는 24시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첫 발걸음은 쑥스러웠지만, 이제는 나눔을 베푸는 이웃의 정성으로 받아들이며 고마움을 느낍니다.
[김순복/목포시 산정동 : "이렇게 먹다 보면 또 너무 고마워서 자기들이 자원해서 또 갖다 채우신 분들도 있을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참 좋네요."]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유 냉장고를 채워주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영순 씨.
오늘은 하루 장사에 쓸 양보다 더 많은 반찬을 만드는 날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공유 냉장고에 먹거리를 공유하기 위해서인데요.
[유영순/목포시 남교동 : "자주는 못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하는데 아는 지인으로 우연찮게 소개를 받게 됐어요. 그런데 제 마음이 나도 해야 되겠다는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데 조금씩 남는 반찬과 쌀 같은 그런 거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저희 KBS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 우유를 준비해 왔는데요.
공유 냉장고에 넣어두겠습니다.
가정주부인 양정옥 씨도 처음으로 집에서 쓰려던 고춧가루를 공유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양정옥/목포시 용해동 : "(오늘 처음 해보시니까 어떠세요?) 다음에도 이렇게 이제 나눠 먹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고 또 이웃들한테도 홍보를 해야겠어요."]
그렇다고 공유 냉장고에 모든 식료품을 공유하지 않는데요.
채소와 식재료, 반찬, 통조림 등 가공식품은 가능하지만, 주류와 약품, 건강보조식품 등은 공유할 수 없습니다.
10여 년 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독일에서부터 시작된 공유 냉장고 캠페인.
국내에서도 수원시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확산하고 있는데요.
타 지역보다 조금 늦었지만, 목포시 등 전남에서도 공유 냉장고가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공유 냉장고를 관리하는 이들도 우리의 이웃인 자원봉사자들.
후원 물품을 더 많은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소분하고 냉장고에 채워 넣는 일도 도맡아 하는데요.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남긴 작은 메시지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곽미정/자원봉사자 : "(이거는 어떤 용기예요?) 제가 반찬을 집에서 만들어가지고 넣어놨거든요. 그랬는데 뜻밖의 상황이네요. '잘 먹었습니다.' 빈 용기가 돌아왔어요. 너무 행복합니다."]
각박해진 현실에서도 작은 나눔으로 사람 사는 향기와 이웃의 정을 느끼게 하는 공유 냉장고.
이를 운영하는 시민단체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 속에서 공유 냉장고 2호점, 3호점이 생겨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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