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년, 용산시대·한미일 동맹 ‘성과’…협치부재·편중인사 ‘한계’ [용산실록]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대통령리더십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하며 ‘3대 성과’로 ▷중도정부 ▷용산시대 ▷한미일 외교안보 동맹을 꼽았다. ‘3대 과오’로는 ▷여야 협치 부재 ▷아마추어리즘 ▷편중인사를 지적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양극단의 정치 속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 1년 성과와 과오는 철저하게 중립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보수진영은 과오를 인정하고 진보진영은 성과를 인정할 때 자신들의 활로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기존의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을 성과의 배경으로, 국정운영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과오의 배경으로 분류했다.
구체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촛불세력과 태극기 세력의 양극단 사이에서 이념적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았고 여전히 중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도시대의 길’을 열었다는 점 자체가 제1성과라는 설명이다. 한국갤럽 기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윤 대통령의 중도층 지지율은 47%, 직무 부정률은 39%였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며 ‘용산시대’를 연 것도 성과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했고, 최근에는 용산 대통령실 근처의 반환 받은 미군기지 일부 부지도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재단장해 개방한 상태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서 역대 대통령들이 추진하려다 무산됐던 청와대 이전을 단기간에 단행한 것은 엄청난 결단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봤다. 다만, 개방된 청와대의 활용과 새로운 용산시대에 대한 국민평가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좌편향 됐던 외교안보정책을 ‘신(新)냉전’ 체제 하에서 빠르게 한미일 외교안보 동맹으로 복원한 것은 큰 성과”라고 했다. 최근 ‘한미일 vs 북중러(북한, 중국, 러시아)’의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국면에서 군사안보를 포함해 공급망, 경제, 첨단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일 사이 협력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핵협의그룹(NCG) 신설,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전개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는 성과를 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12년 만의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를 복원하며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최 원장은 “앞으로 이에 대한 대국민 설득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 원장은 “대장동 게이트와 거대야당의 발목잡기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1년 동안 여야 영수회담이 없었다는 것은 과오임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제1야당 지도부를 따로 만난 적이 없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도부와 7차례 회동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 원장은 또, ‘주 69시간’, ‘만 5세 입학’ 등 각종 정책 혼선과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불거진 ‘실언 리스크’,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계기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등을 거론하며 “숱한 구설수로 아마추어리즘을 드러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해 정부 출범 초기 인사 과정에서 ‘검찰 출신 편중 인사’ 논란이 일었던 것을 두고도 “역대 정부 때마다 편중인사 논란이 있었다고 해도 윤석열 정부의 검찰 편중 인사는 비판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3대 과오로는 ▷운동권 정치, 팬덤정치, 조국 사태 등으로 대표되는 국론분열 심화 ▷집값 급등 등 부동산 정책 실패 ▷좌편향적 외교안보 정책을 들었다. 지난 1년간 민주당의 3대 과오로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리스크 ▷입법 독주 등 강경일변도 ▷돈봉투 파문 등을 꼽았다.
최 원장은 “윤 대통령의 성과와 과오는 많은 논란 속에서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절반의 성과’이자 ‘절반의 과오’”라며 “앞으로 마무리 여하에 따라서 시대적-역사적 업적이 될 수 있겠지만 잘못 하면 시대적-역사적 과오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취임 1주년은 성공과 실패로 가는 중대한 갈림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취임 2년차 윤대통령이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민생제일주의’”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민생의, 민생에 의한, 민생을 위한 모든 것, 즉 정책·제도·법안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여야를 불문하고 ‘민생 성과’는 모든 과오를 덮을 수 있고, 이는 내년 총선 때 평가받을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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