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서, 재산권 행사 때문에…스쿨존 짓밟는 '어른들의 이기심'
고 배승아 양과 황예서 양, 그리고 조은결 군. 한 달 사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숨진 어린이들입니다. 음주차량에 부딪히고, 화물에 깔리고, 우회전하는 버스에 치여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경고문구를 그려 넣어도 사고는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은결 군이 숨진 사고 현장에는 '어른들이 미안하다'는 글이 붙었는데요. 하지만 정작, 전국 곳곳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선 운전하기 불편하다거나, 재산 손해를 이유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이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 장소를 찾은 여성은 두 손을 모읍니다.
미안한 마음에 눈가는 붉어졌습니다.
꽃과 과자를 놓고 '미안하다'는 문구를 붙였습니다.
[장경화/추모객 :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어른들이 규칙을 잘 지키며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멀리서 현장이 보이자 눈물부터 흘리는 어른들.
더 이상 이런 사고가 없기를 기도합니다.
[추모객 : 신호를 지키지 않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건널 때마다 긴장해야 했던…]
하지만 추모는 순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길 한쪽에서 은결이를 기억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우회전 차량들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립니다.
실제 전국 곳곳 어린이보호구역에선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재산권 행사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은 어린이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황예서 양이 1.5톤 화물에 깔렸던 초등학교 앞.
여전히 주변엔 불법 주차 차량들이 가득합니다.
아이들이 통로로 쓰는 다세대주택 주차장을 정비하려고 하자 주민들은 반대합니다.
[인근 주민 : 학교 앞이라도 여기 사유지입니다. 그런데 공유지도 아닌데 사유지인데…]
이 초등학교 정문 옆엔 전기차 충전소가 들어섭니다.
아이들과 차량은 뒤섞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전기차충전소 설치업체 관계자 : 이자가 약 50만원 정도씩 발생을 하고 있고 원래면 3월 말부터 저희가 공사를 진행했어야 하는데…]
지난해 12월, 9살 아이가 음주 차량에 숨졌던 서울 강남 초등학교 앞은 과속 방지턱조차 규정에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권순호/변호사 : 예규에 10㎝로 돼 있는데, 높이 10㎝로 하면 차체가 낮은 차들은 걸려서 긁힐 수도 있다고.]
차 아랫부분이 긁힌다는 주민 민원 때문입니다.
안전 울타리, 노란 신호등, 경고 표시를 만들어도 어른들 부주의와 이기심 앞에선 소용 없습니다.
(VJ : 박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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