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엑스포에서 떠오른 '레트로 게임' 추억
플레이엑스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부스가 있으니 바로 고전게임 체험존 '추억의 게임장'이다.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유행한 오락실 게임과 슈퍼패미콤, 혹은 플레이스테이션1 타이틀을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게임만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니다. 그때 그 시절 향수와 감성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브라운관TV와 때 묻은 아케이드 게임기까지 구비되어 있다. 이제는 게임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게임기와 TV로 고전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참 가슴 벅찬 일이다.
세월이 지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이 쏟아져 나왔지만, 고전(古典)'이 가져다주는 감동은 여전하다. 세월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어도 언제나 수요가 있다. 최근 출시한 '옥토패스 트래블러2'가 고전 JRPG를 표방한 것처럼 말이다.
고전게임에 대한 향수는 게임 좀 즐겨본 2030세대 가슴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학교 끝나고 오락실로 달려가서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거나, 슈퍼패미콤 등이 있는 친구 집으로 삼삼오오 모여들던 추억말이다. 컴퓨터 기사가 설치해 주던 해적판도 있을 것이다.
추억의 게임장 부스는 그 시절 최고의 주가를 달렸던 고전 '갓겜'을 한 데 모아놨다. 반드시 추억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 음악이 여전히 사랑받는 것처럼 명작은 시대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향수가 없는 비교적 최근 세대에게는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부스에는 약 20여종의 게임이 준비되어 있다. 볼거리로 가득 찬 플레이엑스포에서 고전게임에만 모든 시간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게임톡은 추억의 게임장에서 "이것만큼은 꼭 해봐야 한다"라고 평가받는 고전 명작 다섯 작품을 엄선해 봤다.
① 캡틴 코만도
마블 '캡틴 아메리카' 이전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는 '캡틴 코만도'가 있었다. 역대 캡콤 베스트 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캡틴 코만도는 그 시절 대세 장르인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지구를 침략해 온 외계 세력에 맞서는 네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게임이다.
그 시절 거의 모든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이 그랬듯 캡틴 코만도도 네 명의 주인공 중 하나를 골라 스테이지를 전진해 나가는 방식이다. 캡틴 코만도의 '캡틴 파이어'와 같이 캐릭터마다 고유한 기술을 보유하여 네 가지 캐릭터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약, 처음하는 유저라면 닌자 코만도인 '쇼'는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캐릭터에 비해 조작 난이도가 높다.
그 시절 오락실 게임이 대부분 그렇지만 캡틴 코만도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어린이 코묻은 동전 훔쳐가는 대표 게임 중 하나다. 오락실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후반 스테이지까지 간 사람 뒷자리에서 입 벌리고 구경한 기억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캡틴 코만도하면 로봇 탑승을 빼놓을 수 없다. 성능적으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찰지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타격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로켓런처나 레이저총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② 골든액스3
세가에서 출시한 가정용 게임기기 '메가 드라이브'의 인기 타이틀 '골든액스3' 역시 밸트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골든액스 시리즈의 경우 오락실보다는 해적판 게임 CD를 통해 많이 접했을 확률이 높다. 스토리 자체는 강력한 힘을 가진 도끼를 차지하기 위한 선과 악의 대결을 그렸다.
플레이 감각이 이전 시리즈와 달라지며 호불호가 있었다는 후문이 있지만, 그 당시 대한민국 코흘리개 대부분이 골든액스3로 입문하여 이 같은 불만사항은 거의 없었다. 또한, 엔딩은 두 가지로 하드모드 클리어 시 진엔딩이 나온다고 하지만 그 시절 진엔딩을 본 이들은 손에 꼽았다.
기자는 초등학생 시절 친구 집에서 골든액스3를 처음으로 접했다. 기술 커맨드가 어렵지 않아서 어린나이에도 비교적 쉽게 게임을 즐겼다. 전 캐릭터가 공통적으로 같은 커맨드를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난이도가 쉬운 게임은 아니다.
플레이타임이 굉장히 긴 게임에 속한다. 추억의 게임장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있는 고전게임인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③ 슈퍼 마리오 카트1
글로벌 대표 캐주얼 레이싱 게임의 선두두자인 '마리오카트' 시리즈의 최초 버전이다. 1992년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됐다. 어렸을 적 집에 슈퍼 패미콤이 있었기에 친구들과 함께 재밌게 즐긴 추억이 있다.
선정 이유는 역사성이다. 마리오카트는 카트류 레이싱 게임의 개척자라고 봐도 될 정도로 의의가 있는 타이틀이다. 지금 와서 하기에는 조잡한 그래픽과 2P로 즐기게되면 상하로 분리되는 화면으로 인해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한 번쯤은 경험해 보기 좋은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마리오카트의 특징으로 자리잡힌 캐릭터마다의 주행 특성은 최초작인 슈퍼 마리오 카트부터 내려온 전통 있는 시스템이다. 지금처럼 다양한 항목으로 나뉜 것은 아니다. 크게 표준, 스피드, 파워, 코너링형 네 가지로 분류됐다.
각 특성 별로 하나씩 즐겨보고 싶다면 마리오(표준), 요시(스피드), 쿠파(파워), 키노피오(코너링) 이렇게 한 번씩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조작감의 경우 최신 레이싱 게임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④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2
세가의 아케이드용 건슈팅 게임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두 번째 타이틀이다. 줄여서 '하오데'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게임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오락실 대표 건슈팅 게임이다.
사실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잔혹한 묘사로 그 당시 유명한 게임이지만 2023년에 와서 보면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과거 하오데 시리즈 중 가볍게 즐기기 좋고 타격감도 좋아 가장 인기가 높은 타이틀로 유명하다.
여전히 사랑받는 시리즈인 만큼 한 시대를 풍미한 버전을 다시 한번 경험하는 의의가 있을 것이다. 그 때 그시절 건콘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방아쇠가 고기 힘줄처럼 질겨 손가락이 아픈 것은 여전하다.
난이도는 굉장히 어려운 편에 속한다. 초반부 스테이지는 좀비가 한 두마리씩 등장해서 "뭐야, 별거 없네"라고 느낄 수 있지만, 보스 난이도도 상당한 편이며 후반부에는 영화 '월드워Z'를 보는듯한 좀비떼를 만나게 된다.
⑤ 텐가이(전국 블레이드)
메탈슬러그와 더불어 그때 그 시절 오락실을 대표하는 사이쿄의 인기 슈팅 게임 '텐가이'가 추억의 게임장에도 있다. 최근까지 몇몇 대형 오락실에 존재하는 타이틀인 만큼 비교적 어린 세대에게도 익숙한 게임일 것이다.
텐가이하면 히든 캐릭터를 뽑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위로 3번, 아래로 3번, 다시 위로 7번", 텐가이를 즐긴지 10년도 넘었지만 아직까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히든 캐릭터를 뽑는 공식이다. 히든 캐릭터인 '아인'이 워낙 사기적인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당시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오락실 명작 '스트라이커즈 1945'와 같은 비행 슈팅 게임 대부분이 탑뷰 시점을 택했다면, 텐가이는 횡스크롤 구조를 선택했다. 횡스크롤 시점이 보기 편한 것과 더불어 그 시절 남정네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모두의 누나 '코요리'는 텐가이의 인기 비결 중 하나였을 것이다.
모바일과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될 만큼 여전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타이틀이지만 오락실 조이스틱으로 즐기는 것 자체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공격키를 검지와 중지로 연타하던 추억까지 떠오르는 것은 덤이다.
anews9413@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