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넌 가야인…2천여 년 만의 귀향

진정은 2023. 5. 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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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오늘은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바다를 건넌 가야인'입니다.

2천여 년 전 일본으로 건너가 한반도의 기술과 문화를 전한 가야인들의 자랑스러운 흔적을 진정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천여 년 전 배를 타고 낙동강 하류를 따라 거친 바다로 나서는 가야인들.

수로왕의 바람대로 영토 개척에 나선 이들이 도착한 곳은 일본 북규슈 지방입니다.

가야인들의 기술과 문화, 풍습은 북규슈를 기점으로 일본 열도 곳곳에 큰 영향을 끼쳤고….

그 흔적 260점이 2천여 년 만에 고향 가야로 돌아왔습니다.

일본 야마쿠라 1호분에서 출토된 6세기 무렵 사람 모양의 토제품 '하니와'.

삼각형 뾰족한 천관을 쓰고 귀걸이와 목걸이로 멋을 내면서도 손이 가려지는 통 소매 옷을 입었습니다.

특히, 상의 오른쪽을 안으로 넣고, 왼쪽을 위로 덮어 작은 끈으로 매듭짓는 '우전' 방식은 당시 한반도 복식 문화로, 가야인의 형상으로 추정됩니다.

[신광철/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사 : "그동안의 왜인(일본인) 복장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 학계에서도 바다를 건너온 사람 '도래계' 사람의 복장이라고 하고 있고…."]

가야인들이 당시 일본으로 타고 갔던 배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는 '이건희 컬렉션'에서 찾았습니다.

가야인들은 일본에 소와 말 등 가축도 처음 전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6세기 무렵 일본 각지의 고분군에서 출토된 말과 소 모양의 토제품입니다.

[신광철/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사 : "3세기 때까지만 해도 일본 열도에는 소나 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가야 이주민들을 통해서 소나 말이 전해졌고…."]

가야인들은 일본 식생활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리의 전통 부엌인 부뚜막, 그 안에 걸린 단단한 도질토기도 한반도에서 전해진 제작 기술입니다.

아래가 뚫린 시루에서 수증기로 음식을 쪄 먹는 우리 식생활이 전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광철/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사 : "그 당시 왜인(일본인) 사회에 있어서는 기존에 아예 없었던 신문물이기도 했고…."]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와 일본 박물관의 협업으로 이뤄졌습니다.

일본 열도에 흩어져 있던 가야 유물 260점을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정근/국립김해박물관장 : "일본에 있는 2개의 국립박물관에서 순회 전시를 마치고 가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김해로 돌아온 전시입니다. 마무리하는 전시회이고…."]

바다를 건넜다 해서 '도래인'이라 불리던 가야인, 고대 일본 사회의 정치와 경제, 문화 곳곳에 남긴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정근/국립김해박물관장 : "가야사람들은 뛰어난 금공 세공 기술을 가졌던 기술자이자 예술가, 그리고 뛰어난 철 제작 기술과 토기 제작 기술을 가졌던 공인…."]

2천여 년 만에 고향을 찾은 가야인들과 그 흔적은 다음 달 25일이 지나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갑니다.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자막제작:박재희

진정은 기자 (chr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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