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만에 재산 반토막났다…사냥 당해버린 ‘기업 사냥꾼’
이달 들어 주가 36% 폭락…아이칸 재산도 ‘뚝’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아이칸의 지주회사 ‘아이칸 엔터프라이즈(IEP)’는 전거래일보다 15.14% 내린 32.2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주가는 21% 하락하며 30달러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달 초 공매도 세력의 공격으로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한 뒤 회복세를 보이던 이 회사 주가는 검찰 수사 소식에 또다시 무너졌다. 뉴욕 남부검찰이 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힌덴버그 리서치의 공매도 보고서 공개 직후부터 IEP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공개된 IEP의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보고서 공개 다음날인 지난 3일 검찰은 회사측에 자산가치평가, 기업지배구조, 배당금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IEP는 조사에 협조 중이라면서도 “이번 조사가 우리의 사업, 재정 상태, 운영, 현금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자사와 아이칸에 대해 어떠한 청구나 혐의도 부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일 공매도 투자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공개한 보고서가 발단이 됐다.
공매도 공격에 검찰 수사 소식까지 덮치면서 억만장자 아이칸의 자산가치도 10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일 248억달러였던 아이칸의 재산은 10일 만에 136억달러로 45% 줄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전세계 재산순위에서도 58위에서 134위로 미끄러졌다. 다른 회사의 지배 구조와 경영 투명성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공격했던 행동주의 투자자로 잘 알려진 아이컨이 같은 방식으로 당한 셈이다. 아이칸은 2006년 KT&G를 매수해 2대 주주가 된 후 배당정책, 자사주 매각 등을 요구하고 주가를 띄운 뒤 10개월만에 15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퇴장했던 인물이다.
아이칸이 힌덴버그의 보고서를 ‘자기 잇속만 차리려는 선동적 주장’이라고 비판하면서 월가에서는 대표 행동주의 투자자와 대표 공매도 전문 투자회사간 흥미로운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이칸은 기업가치를 명분 삼아 주주의 권리를 앞세워 경영에 개입하지만 실제 기업 가치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단기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배당 확대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CNBC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기업사냥꾼인 아이칸은 1980년대 크랜스 월드 항공의 적대적 인수를 성공시키고 회사의 자산을 빼앗으며 이름을 날렸다”고 꼬집었다.
IEP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힌덴버그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사실을 호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보고서”라며 “(힌덴버그 창업자인) 네이선 앤더슨은 멋대로 남의 재산을 파괴하고 무고한 시민들에 해를 입힌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희생자들과 달리 가만히 있지 않고 모든 조치를 취해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컨은 최근 몇년간 투자부서의 실적이 저조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포트폴리오가 상당한 상승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도 반박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임창정 소주’ 대박났었는데…‘소주한잔’ 재고처리 후 판매 중단 - 매일경제
- 심심풀이로 한장 샀는데 ‘66억’ 복권 대박...“난 노숙자였다” - 매일경제
- 입주 이틀만에 조경벽 무너진 인천아파트…입주예정자 “세대 일부서 ‘인분’ 나와” - 매일경
- “부부싸움 후 산 연금복권 1·2등 당첨”...매달 1100만원 잭팟 - 매일경제
- 역시 버티면 회복된다?…영끌족 몰린 이 지역 아파트값 상승 - 매일경제
- ‘할아버지, 얼간이’…푸틴에 독설 날린 요리사, 무슨일 있었길래 - 매일경제
- ‘SG발 폭락주’에 뛰어든 개미...증권가도 이 종목은 ‘추천’ - 매일경제
- 충북 괴산군에 청년들이 귀촌한 이유는 - 매일경제
- 옛 경인고속도로, 왕복 4차선·폭 30m 공원으로 탈바꿈 한다 - 매일경제
- 이강인·정우영·양현준, 아시아축구 U-23 올스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