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행간의 의미를 찾아서”…한옥마을로 떠나는 문학산책
[KBS 전주]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코로나19 방역이 대부분 해제되면서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는 모임들도 더 활발해질 텐데요,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작가들과 함께 근현대 한국문학 작품부터 지역 작가의 신간까지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열리고 있습니다.
문학 애호가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운데요.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노란 등이 불을 밝힌 한옥.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그 땅에도 꽃은 피지 않는가."]
시인의 낭독에 맞춰 조용히 시를 따라 읽는 사람들.
엄혹했던 당시 시대 상황 속에 깊이 빠져들기도 하고,
[강의 참가자 : "아버지(이육사 시인)는 위대했을지 모르겠는데, 가족 입장에선 굉장히 힘들었노라고..."]
시에 녹아 있는 의미도 나눕니다.
[김사인/시인 : "옛 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광야를 달리는 말이 마구간을 돌보랴..."]
한 사회적기업이 비평가이기도 한 김사인 시인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함께 한국 근현대 시를 읽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김사인/시인 : "어떤 시인에 대해서 우리가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서 주입된 그 고정관념들 이걸 조금은 좀 이렇게 흔들어줬으면 좋겠다."]
지난 3월에 시작된 김사인 시인과 독자의 만남은 앞으로도 사전에 참가 신청을 받아 계속 이어질 계획입니다.
[김홍연/강의 참가자 : "우리는 글로써, 깊이를 다 알지 못하고 읽는데요. 김사인 선생님이 읽어주는 건 깊이 공감하고 그 시인의 사상까지 생각하고 읽어주시는 거라 굉장히 느낌이 달라요."]
["사는 방법이 다르다고 가짜는 아니야. 나도 고양이야!"]
지역 아동문학가의 신작을 만나는 시간.
참가자들은 좋아했던 작가의 작품을 낭독해보고, 작가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집필 과정을 꺼내놓습니다.
[이경옥/아동문학가 : "아이들도 마찬가지고 어른도 마찬가지고 자기 주변과의 차이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조금 녹여볼까 해서 그렇게 썼어요."]
독자들은 글쓰기 작업의 고단함에 깊이 공감하고 위로도 얻습니다.
[최재웅/대학생 : "끝까지 그림을 그려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소재 같은 거나 자기 아픔 같은 걸 어떻게 꺼내야 하는지도 엿볼 기회였던 것 같아서 되게 감명 깊었어요."]
전북작가회의가 지역 작가와 독자와의 만남을 매달 열고 있습니다.
지역 문학을 사랑하고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혼자 일할 때가 많은 작가에게도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김자연/전북작가회장 : "사실 독자가 없는 작가라는 게 아무 의미가 없거든요. (집필)과정, 과정을 서로 이렇게 나누고, 어울려서 갈 때 또 다른 내가 발견하지 못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이점이..."]
코로나19로 작가와 독자, 서로에게 다가가기 쉽지 않았던 시간.
이제 싱그러운 계절을 만끽하며 다채로운 문학의 향연이 펼쳐지는 한옥마을로, 행간 속 숨겨진 이야기를 찾으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VJ 이현권/종합편집:최승리/문자그래픽:박유정·전현정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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