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화려한 치장 빼고 절제미로 승부…외유내강형 전기차 ‘폴스타2’
2023. 5. 11. 19:33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프리미엄을 지향하지만, 통상 알려진 화려한 치장이 아닌 전기차 고유의 매력과 성능을 담은 절제미를 프리미엄으로 재정의한다. 이런 가치관은 폴스타 차량 내·외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 최초의 100% 순수 전기차인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을 80여km 시승하며, 차량의 성능과 편의 사양, 내·외관 등을 두루 살폈다.
물리 버튼 삭제…미니멀리즘 강조하는 디자인 철학
폴스타2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심플함’ 그 자체다.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부에 있는 폴스타 로고조차 차량과 동일한 색상인 무광으로 적용해 어우러지도록 배치했다.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헤드램프와 ‘ㄷ’자형 리어램프는 볼보자동차를 연상케 한다.
폴스타는 볼보 차량을 고성능으로 튜닝해 레이싱에 참여하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2015년 볼보에 인수되면서 BMW M이나 메르세데스-AMG와 같은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로 운영됐다. 2017년에는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가 폴스타를 전기차 브랜드로 분사시키면서, 폴스타만의 정체성을 담은 차량을 서서히 선보이고 있다.
실내에도 이어진 미니멀리즘…좁은 2열은 아쉬워
미니멀리즘 디자인 철학은 실내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기어 셀렉터와 11.1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비상등과 인포테인먼트 다이얼 등 꼭 필요한 기능 외에 심플함을 방해하는 물리 버튼을 배제했으며, 심지어 시동 버튼조차 없다. 기어 셀렉터를 드라이브에 맞추면 시동이 걸리고, 다시 파킹을 선택한 후 운전석에서 내리면 시동이 꺼지는 방식이다.
실내에서 가장 화려한 치장을 뽑으라면, 기어 셀럭터에 숨은 폴스타 심볼이라고 할 정도로 심플한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폴스타2에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바탕으로 전기차 전용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덕분에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티맵은 물론 AI 플랫폼 누구(NUGU), 뮤직 애플리케이션 플로(FLO)를 활용할 수 있다. 또 ▲목적지 도착 시 예상 배터리 잔량 표시 ▲현재 배터리 잔량으로 주행 가능한 범위 조회 ▲현재 이용 가능한 충전기 현황 ▲가까운 충전소 자동 추천 등 전기차 전용 솔루션도 활용 가능하다.
폴스타2의 2열 공간감은 아쉬웠다. 성인 남성이 앉을 경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레그룸과 헤드룸으로, 패밀리카로 추천하기는 어려운 차량이다.
폴스타2는 전기차인 덕분에 전면 트렁크 공간(45리터)을 활용할 수 있다. 후면 트렁크 공간은 405리터이고, 2열 좌석을 접을 시 최대 1,095리터까지 늘어난다.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4,605㎜, 전폭(자동차 폭)은 1,860㎜, 전고(자동차 높이)는 1,480㎜,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2,735㎜다. 공차중량은 2,145kg이다.
내연기관 승차감 구현한 ‘크립’ 모드…각종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대거 탑재
서울 양천구에서 경기도 시흥시를 왕복하는 코스로 시승을 시작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시내를 빠져나갈 때는 일정한 속도와 함께 앞차와 안전거리, 차선 유지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주행 피로를 덜어줬다. 폴스타2에는 ▲차선 유지 시스템 ▲도로이탈 방지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충돌회피/완화 시스템 ▲스탠다드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 탑재됐다.
여기에 파일럿 팩을 선택하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360° 카메라 ▲파일럿 어시스턴트 ▲교차로 경고 시스템 ▲후방 충돌 경고/제동 시스템 등을 추가 탑재할 수 있다.
답답한 시내를 빠져나와 가속 페달을 밟자, 전기차 특유의 시원스러운 가속력을 자랑했다.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는 408마력(300kW)과 660Nm토크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다.
78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이 차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한 거리는 334km이며, 150kW급 급속충전기로 차량을 충전하면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0분이 걸린다. 폴스타2에는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이 있지만 회생제동을 활용해 가속부터 정차까지 페달 하나로 완전히 주행 가능한 원 페달 드라이빙도 지원한다. 회생제동 강도 또한 3단계로 조절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폴스타2의 흥미로운 구성 중 하나는 내연기관 차의 시승감을 구현한 ‘크립 모드’다.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을 끄고 크립 모드를 온(On)으로 바꾸면, 내연기관 차와 같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멈추지 않고 저속으로 굴러간다. 폴스타코리아 관계자는 “전기차 특유의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회생제동 느낌을 싫어하는 소비자에게 이질감 없이 전기차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크립 모드와 회생제동 조절 기능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각종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 탑재와 시원한 가속력이 장점인 반면, 답답한 후방 시야는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또 노면이 고르지 못할 때는 노면 스트레스가 대부분 실내로 전해지는 승차감 또한 아쉬웠다. 반면 사륜구동(AWD) 방식을 채택한 덕분에 코너링 시 안정감은 훌륭했으며, 고속 주행 시에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았다. 심플한 내외관에 비해 가속 성능은 뛰어난 외유내강형 차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
81km 주행을 마치고 22.3kWh/100km 트립 기록을 얻었다. kWh/km로 환산하면, 4.5kWh의 전비를 기록, 공인 전비 3.8km/kWh(복합 기준)를 상회했다.
폴스타코리아가 공개한 폴스타2 듀얼모터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334km다. 배터리 76% 충전 후 주행 가능 거리 320km 상태로 시승을 출발해 81km를 주행한 뒤 기록된 주행가능 거리는 226km다. 공조시스템과 통풍시트를 작동한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시승한 폴스타2 듀얼모터의 가격은 5,990만원으로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5,000만원 초반대로 구입할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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