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3년 성장률 1.8 → 1.5%로 하향… “반도체·中 경제 회복이 최대 변수”

이희경 2023. 5. 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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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더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와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딜 경우 1%대 초반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KDI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건 예상보다 반도체 경기가 더 크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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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
반도체 경기 예상보다 더 악화 분석
내수는 ‘민간소비 중심 증가세’ 예측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필요” 제언
반도체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더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와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딜 경우 1%대 초반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KDI는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가 높은 점을 감안,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연합뉴스
KDI는 11일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 당시 올해 1.8%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3개월 만에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는 정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1.6%)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제시한 1.5%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1.1%로 제시했고 외국계 투자은행인 HSBC(1.0%), 씨티(0.7), 노무라(-0.4%) 등은 훨씬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KDI는 올 상반기에 0.9%, 하반기에 2.1% 성장한 뒤 내년 수출 증가세 확대로 2.3% 성장해 내년 말 거시경제가 정상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KDI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건 예상보다 반도체 경기가 더 크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금 반도체 경기가 2001년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을 정도로 아주 심각하게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2월 전망했을 때보다 조금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도 조금 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반기, 하반기 모두 성장률을 낮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총수출은 지난해(3.2%)보다 낮은 1.4% 증가율을 기록하고, 경상수지 역시 작년(298억달러)보다 크게 축소된 164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반면 내수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올해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여행수요 회복에 따라 올해 민간소비가 3.0% 증가한 뒤 내년에도 증가세(2.5%)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KDI는 소비 증가세와 맞물려 서비스업생산이 늘면서 올해 취업자 수가 2월 전망치(10만명)보다 17만명 많은 27만명 늘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는 공급 측 상승 압력이 둔화하면서 올해 3.4% 오른 뒤 내년 2.4%로 둔화하겠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올해 경기를 좌우할 위험요인으로 ‘반도체’와 ‘중국’을 꼽았다.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하거나 중국 경제 회복이 중국 내 서비스업에 국한될 경우 성장률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규철 실장은 “충분히 안 좋은 시나리오에서는 1% 초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KDI는 내수와 고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에서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물가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는 재정지출 확대는 피하고, 현재 금리수준을 유지하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DI는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며 부실자산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시행된 금융정책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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