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태영호 징계에… 與 지도부 공석 어떻게 채우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당원권 정지 1년과 3개월의 처분을 받으며 국민의힘 지도부 두 자리가 공석이 됐다. 사진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각각 당원권 정지 1년과 당원권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에 공석이 된 국민의힘 지도부 두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국민의힘은 태 의원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선출직 최고위원 1석을 채우기 위한 선거를 다음 달 9일 이전에 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헌 제27조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 시에는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최고위원 선출 시한은 다음 달 9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태 의원의 후임을 선출할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단수 후보를 추천하자는 의견을 비롯해 '중진 의원이 와야 한다' '공석으로 남겨두자' 등 여러 의견이 제시됐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단수로 추천해서 신속히 결원을 채우는 정도로 가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복수로 하면 선거운동 기간도 부여해야 하고 시간이 많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며 "신속히 총선 대비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아마 당 지도부의 판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공석으로 남겨두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 의원은 "사실상 당을 이끌어가는 체제가 현재 상태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 계시고, 원내대표 계시고, 정책위의장 계시고, 또 최고위원들이 몇 분 계시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당을 운영하는 데는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을 걸로 본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고위원으로 "당의 중진의원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최고위원 구성은 전부 국정 경력이 없거나 초선들이 대부분"이라며 "최고위원회 지도부의 무게감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김 최고위원이다. 자진사퇴하지 않은 김 최고위원의 경우 내년 5월까지 직무만 정지될 뿐 최고위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 이에 최고위원 공석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원권 정지 1년은 '궐위'가 아닌 단순 직무 정지인 만큼 후임 최고위원 선출이 불가능하다. 김 최고위원이 끝까지 자진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내년 5월 복귀 때까지 1년 동안 '8인 지도부' 체제가 이어지는 셈이다.

김 최고위원이 윤리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하거나 계속 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경우 윤리위가 추가 징계를 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김 최고위원의 입장을 보면 반발 여지는 작아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지지해 주신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당과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아서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