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인근 야간골프 영업 허용한 서울항공청…감사원 '징계' 요구

환한 조명을 키고 야간 골프 영업을 해온 인천공항 인근의 한 골프장.

서울지방항공청은 지난 2019년 3월 이 골프장의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골프장 야간조명이 인천공항을 오고 가는 조종사들의 안전 운항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종사 설문조사를 하고, 유사한 점등조건에서 비행검사를 실시하라는 것. 여기서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운영할 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그 결과로 서울항공청은 지난 2021년 4월 조종사 설문 등이 첨부된 공사 준공보고서를 제출받고 한 달 뒤 준공확인서를 발급한다.

그런데 이 조종사 설문조사는 조작된 것이었다.

감사원이 설문에 참여한 조종사 129명을 확인한 결과 신원 미상 2명을 제외한 127명 중 12명은 존재하지도 않은 조종사였다. 또 88명은 야간조명을 조망하지 않은 조종사로 설문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감사원이 직접조사가 가능했던 50명의 조종사들에게 확인해보니 이 중 29명은 명의가 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의 설문조사에 실제로는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서울항공청은 조작된 설문조사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골프장 준공확인증명서를 발급해준 셈이다.

골프장이 제출한 비행검사 결과도 제대로 한 것이 아니었다. 유사 등화와 무관한 비행검사결과를 제출했던 것이다.

감사원은 전문조사기관을 통해 야간점등이 항공운항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한 결과 이 골프장의 야간조명은 다른 조명들에 비해 조종사의 사물인지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서울항공청은 지난해 골프장 사업자의 조명 점등요청에 모두 105일 동안 점등을 허용했고, 이 중 52일은 야간영업까지 허용했다. 그 결과 골프장은 추가로 5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감사원은 준공확인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서울지방항공청 당시 A과장은 정직 처리하고, 골프장의 3~6번 홀 조명을 점등해 야간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B계장과 C과장은 경징계 이상 징계를 내리도록 국토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서울지방항공청장에게는 해당 골프장이 야간운영을 중지하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동일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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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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