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신간『도둑맞은 집중력』&『예술이 내것이 되는 순간』

2023. 5. 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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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인 아이슬란드 블루라군 온천에서 저자는 셀카봉에 둘러싸여 있었다.

주의력 문제 전문가 조엘 닉 교수는 50년간 서구에 비만이라는 유행병이 찾아온 것처럼 집중력 저하라는 사회적 유행병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집중력의 요새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한정된 자원이여서다.

'집중력 반란'을 일으키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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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 만연한 집중력의 붕괴 현상을 치밀하게 연구한 책이 나왔다.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는 전 세계 3만 마일을 여행하며 250여 명의 신경과학자, 철학자, 심리학자 등을 인터뷰하고 중요한 연구를 집대성했다.”
65초 이상 집중 못하는 시대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지음 /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펴냄
관광지인 아이슬란드 블루라군 온천에서 저자는 셀카봉에 둘러싸여 있었다. 사람들은 방수 케이스에 넣은 아이폰으로 미친 듯이 인스타그램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었다. ‘모나리자’를 보러 파리에 갔을 때는 럭비를 하듯 셀카를 찍는 사람들과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 저자가 집중력 붕괴 현상을 연구하며 깨닫게 된 건 ‘탈출구가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직접 실험에 뛰어든다. 큰 결심을 하고 컴퓨터, 핸드폰 없이 케이프코드 해변에 작은 방을 예약했다. 온라인과 단절된 세상에서 매일 종이신문과 책을 읽고, 랍스터를 먹고 해변을 산책하며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기 위해서다. 3개월간 소음에서 떠나는 실험에 나섰지만, 작가는 불과 2주일 만에 중독자처럼 핸드폰을 향한 갈망을 느끼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만다. 유레카. 개인의 실패가 원인이 아니었다. 이것은 병이었다.
1000년 전 중세 수도사도 집중이 안 돼 괴롭다고 불평한 글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인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과학자들이 학생들의 컴퓨터에 추적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관찰했더니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했다. UC어바인대 정보과학 교수 글로리아 마크의 또 다른 연구는 직장인들은 평균 집중 시간이 단 3분에 불과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미국인의 하루 평균 스크린타임은 3시간15분이며, 24시간 동안 2617번 핸드폰을 만진다. 책임을 핸드폰에 전가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개인의 실패나, 이 발명품보다 더 심오한 원인이 있다. 주의력 문제 전문가 조엘 닉 교수는 50년간 서구에 비만이라는 유행병이 찾아온 것처럼 집중력 저하라는 사회적 유행병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이 책은 수면 부족, 값싼 탄수화물 음식, 독서 붕괴, 기술 기업의 약탈 등 집중력을 훼손하는 12가지 강력한 원인이 있음을 조목조목 짚는다.
집중력의 요새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한정된 자원이여서다. MIT의 신경과학자 얼 밀러에 따르면 우리 뇌는 동시에 한두 개의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컴퓨터와 같이 우리 뇌를 멀티태스킹할 수 있다는 믿음은 착각에 불과하다. 136명의 학생에게 핸드폰의 문자 메세지를 확인하며 시험을 치르도록 했더니 성적이 평균 20%나 더 나빴다. 무엇보다 주의력 결핍은 운전의 사고 위험을 높이거나 산만한 습관을 증폭시켜 삶의 위험도를 높인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시작하는 이 문학적인 책은 결론에서 자기계발서와 같은 주장을 펼친다. ‘집중력 반란’을 일으키자는 것. 집중력 도둑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을 치러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래야만 삶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는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가 장기간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사회다. 진짜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찾고,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긴 시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시민에게 없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도 잃어버리게 된다. 저자는 집중력의 위기가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와 동시에 발생한 건 우연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일상에서 미술적 영감을 만나는 방법 『예술이 내것이 되는 순간』
박보나 지음 / 에트르 펴냄
“텁텁한 나의 삶을 예술과 끊임없이 교차시키면서 ‘예술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을 잡아보려 했다.” 작가는 자신에게 습관처럼 해온 질문이 있다. 바로 ‘어떤 창의적인 한 주를 보냈는가?’이다. 이 질문은 일상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창작 활동을 하는 중에 생계를 위한 일을 하면서도, 미술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미래의 작업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기 위해 꾸준히 해온 것이다. 그렇게 예술에 한 걸음 가까워지고, 결국 예술이 당기는 기쁜 상상 속에서 ‘나의 것’이 되었다고 희미하게나마 확신할 수 있었던 순간을 나눈다.
작가 박보나는 영상,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등 매체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작업을 주로 하는 미술가다. 영상이나 사운드, 퍼포먼스와 텍스트를 결합해 예술과 노동, 역사와 개인의 서사에 대한 상황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두 권의 예술산문집 『태도가 작품이 될 때』,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을 통해 현대미술을 소개했다. 이번 신작에서 박보나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때로는 흩뜨리면서 포착한 감각과 사유의 타래를 풀어낸다. 일상에서 미술적 영감의 순간을 길어 올리고, 예술 속에서 삶을 소외시키지 않으려는 창작자들의 노력과 진심을 발견한다.
[글 김슬기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9호(23.5.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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