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리바운드>…실화의 감동을 잘 살리다

2023. 5. 1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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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코치와 만년 벤치, 길거리 농구 선수 등 6명의 최약체 팀이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써 내려간 8일간의 기적을 다룬 실화 영화다. 실제 인물과 극중 캐릭터의 높은 싱크로율에다 농구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잘 만든 스포츠 영화가 주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바른손이앤에이

고교농구 MVP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2부 리그를 전전하다 모교의 공익근무요원이 된 ‘양현’(안재홍)은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 농구부 신임 코치를 맡는다. 그는 슬럼프에 빠진 천재 가드 ‘기범’(이신영), 발목 부상으로 꿈을 접은 ‘규혁’(정진운),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강호’(정건주)까지 눈에 띄지 않는 최약체 팀을 끌고 시합에 나선다. 그러나 최강자인 용산고를 만나 몰수패당한 부산중앙고는 다시 위기에 놓인다. 정말 농구를 사랑했던 양현은 고교 MVP 시절을 떠올리며 만년 벤치 신세인 ‘재윤’(김민),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안치호) 등 다시 선수들을 모아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 나간다.
슈팅한 공이 골인되지 아니하고 림이나 백보드에 맞고 튀어 나오는 것을 뜻하는 ‘리바운드(rebound)’는 실패를 만회하려 다시 기회를 잡는 인생과도 닮았다. 영화는 6명의 엔트리로 출전한 최약체 팀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코트 위에서 파란을 일으킨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안재홍은 엄청난 증량으로 2012년 당시 강양현 코치의 외모는 물론 눈빛과 행동, 손동작까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이신영이 농구부 리더이자 에이스 기범을, 가수 2AM 출신 정진운이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규혁으로 분해 기범과 서로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드라마 <연모>의 김택과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정건주는 운동부를 전전하다 농구와 사랑에 빠지게 된 순규와 강호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비교적 신선한 마스크의 김민은 영화 속 신스틸러라고 봐도 될 정도로, 영화에 극적 반전을 선사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안지호가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으로 분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제 캐릭터를 소화한다. 교장 선생님과 코치 등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가 장항준 감독을 만나 빛을 발하고, 후반에는 긴박감 넘치는 농구 플레이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올 로케로 찍은 장소들, 진짜 농구 경기의 생생함과 배우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는 경기 장면 등 외에도 실제 선수와 비슷한 신장, 생김새는 물론, 농구 선수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신인 배우들이 영화에 한목했다. 실제 KBL 심판진이 극중 심판을, 스포츠해설가로 활약 중인 박재민과 조현일 해설위원이 극중 해설 중계진을 맡았으며, 실제 전 농구 국가대표와 대학 농구 코치진의 자문도 받았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제 이야기, 안재홍과 배우들의 살아 있는 연기, 신인 배우들을 활용하면서도 각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잘 살린 장항준 감독의 영리한 연출력과 권성휘(<공작><수리남>), 김은희(<유령><시그널>) 각본이 만든 지루하지 않고 촘촘한 서사구조가 간만에 잘 나온 스포츠 영화 한 편을 만들어냈다. <슬램덩크>의 산왕전을 떠올리게 하는 클라이막스와 결말, 전반전과 후반전의 점수 차이 등이 극적 반전을 선사한다. 영화가 끝난 뒤 실제 선수들의 경기 장면과 극중 장면이 함께 비교되는 샷은 영화가 얼마나 싱크로율을 잘 살렸는지를 보여준다. 쿠키영상은 없으며 러닝타임은 122분이다.
[글 최재민 사진 ㈜바른손이앤에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9호(23.5.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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