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명' 청얼 감독과 양조위의 만남 "양조위, 액션 대역 쓰지 않아···순수한 액션신 탄생"
영화 ‘무명’의 연출을 맡은 청얼 감독이 주연 배우 양조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일 '무명'의 청얼 감독과의 인터뷰가 서면으로 진행됐다. '무명'은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고 상하이를 점령하던 시대 이에 맞서 일본 조직 내 침투한 비밀 결사 조직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숨 막히는 첩보 작전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인 묘사, 연출 구성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얼 감독은 전작 '라만대극소망사'에 이어 '무명' 또한 1930~4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난세 속 인물들을 다뤘다. 그는 이 배경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기까지 감독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세기의 전반기는 아시아의 역사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시기이기도 하지만 오늘의 아시아를 만들어 낸 시기기도 하다. 이 시대의 맥락을 정리한 책을 많이 접했었는데 특정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이 마음에 자리 잡고 오래도록 잊히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무명' 대본을 썼다."
'무명'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 광저우 폭격 등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실제 사건과 인물들을 언급하는 만큼 역사를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드는 고민들이 많았던 그는 가장 세심하게 다루려고 했고 염두에 뒀던 점에 대해 언급했다.
"역사적 사실을 존중하고 최대한 진실되고 종합적으로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관련된 당사자, 그들의 실제 동기와 대응, 그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역사적 서술을 중시했다."
이어 역사적인 사건의 잔혹함이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역사이고 그것을 어떻게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재현할 것인가에 대한 어려움과 고민이 항상 있었다. 전반적으로 완전하고 객관적인 내러티브 논리를 넣길 원했고 장면의 구성, 캐릭터의 삶의 방식, 오락적인 요소를 더하고 싶었다. 신선한 미학을 담고 싶었고 익숙한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는 동시에 합리적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무명'은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메멘토'를 연상시키게 하는 연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초반부에는 별다른 설명이 들어가지 않아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들 사이의 개연성이 드러난다.
청얼 감독은 시간대를 교차시키는 연출 형식을 취한 의도에 대해 "차분하고 서두르지 않는 서사 스타일을 좋아한다. 비선형 구조는 관객에게 종종 참여감 또는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이중 스파이'라는 설정이 들어간 인물들은 자칫 야비하게 보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칠 수 있으나 허 주임과 예 선생의 경우 작품이 흘러갈수록 오히려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느낌이 드는 인물들이다. 청얼 감독은 관객들이 두 주인공들에게 이입하고 응원할 수 있도록 넣은 서사적인 장치를 언급했다.
"그 시대에는 어느 면으로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정말 많았다. 영화의 경우 관객의 공감은 극 중 인물의 설정, 말과 행동, 딜레마나 고군분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는 배우의 개인적인 매력도 포함된다."
'무명'에서의 양조위의 활약은 대단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배우와 함께 작업한 소감에 대해 그는 "양조위는 아주 좋은 배우이자 슈퍼스타다. 중국어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는데 언어 장벽까지 극복했다. 그는 온화하고 친절하며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양조위 배우는 나이로 인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음에도 수많은 액션신을 직접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소화했다. 이에 대해 청얼 감독은 "우리는 대역을 쓰지 않았다. 양조위는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체력이 매우 좋다. 액션신의 경우 가능한 사실적이기를 원했고 불필요한 부분을 배제한 순수한 액션신을 만들고 싶었다"며 촬영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청얼 감독은 양조위와 대적하는 역할이자 작품의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인 예 선생 역을 맡은 왕이보에 대해서도 칭찬을 덧붙였다. 그는 "그의 이미지와 나이가 선택한 이유였다. 캐릭터와도 잘 어울리고 열심히 현장에서도 헌신적이며 끝까지 잘 마무리해 줬다"고 말했다.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 청얼 감독은 작업을 떠나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한국의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차기작을 위해 작업 중이고 곧 대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본을 쓰는 과정에서 배우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배우 중 배우 황정민을 정말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무명'을 통해 한국 극장가를 찾은 소감에 대해 "한국에 개봉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모두 좋아해 주셨으면 한다"며 "한국은 가기도 쉽고 가깝게 느껴진다. 7월 전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무명'은 현재 전국 극장 상영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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