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단체 "日 오염수 방류는 국제조약 위반"

한일 모두 가입한 '런던 협약'
폐기물 투기 금지 조항 담겨
부산시, 日 시찰단 참여 요청

부산 시민사회가 일본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금지 청구 소송에서 국제조약에 근거해 일본은 오염수를 방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방류 금지를 막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선고를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부산 시민사회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소송의 6차 변론기일이 11일 부산지법에서 열렸다. 원고 측 대리인이 법무법인 민심의 변영철 변호사가 소 청구 취지 이유를 밝히고 있다. 김민정 기자

부산지법 민사6부(남재현 부장판사)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금지해달라며 부산 지역 환경·시민 단체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을 상대로 2021년 낸 소송의 6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원고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민심의 변영철 변호사는 이날 소 청구 취지를 추가 변경했다고 밝혔다. 애초 원고 측은 ‘국내 민법에 의해 생활에 고통을 받는 이웃거주자에게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방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피고인 도쿄전력 측은 ‘국가를 달리하는 당사자들 사이의 법률 관계에 관한 것으로 대한민국 민법이 적용될 수 없어 이 사건 소는 맞지 않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에 원고 측은 ‘폐기물 및 그밖의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에 관한 협약’(1972년 런던협약)에 의거해 오염수를 방류해서는 안 된다며 소 청구 취지를 추가 변경했다. 런던협약에 의하면 방사성 오염수 같은 폐기물을 바다에 버려서는 안 되며 한일 모두 협약에 가입했다.

변 변호사는 “도쿄전력은 국가 간 조약이어서 개인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두 나라 헌법에 모두 국제 조약을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곧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있으니 빠른 판단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고인 도쿄전력 측 변호인은 “조약을 근거로 직접 청구권을 개인이 가지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그것이 맞다 해도 중재를 해야지 부산지법에서 재판할 것은 아니다”고 반박하며 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한편 부산시가 정부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한국 시찰단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 9일 국무조정실에 현장 시찰단에 시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시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대응이 중앙정부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도 대책을 세우기 위해 현장 시찰이 필요하다고 판단, 정부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정부에 공문을 보내고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한·일 국장 회담에서 참여단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실제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