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타니는 아직 멀었다? ‘미국판 오타니 부진’, 앞으로 10년은 더 걸릴까

김태우 기자 2023. 5. 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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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프로 입단 이후 투수와 타자를 모두 다 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1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도 본격적으로 투‧타 겸업 성공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제2의 오타니'를 찾기 위한 시선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2018년에는 타자로도 31타수를 소화해 타율 0.290, 4홈런, 10타점을 기록한 투수 이상의 타격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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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는 현대 야구에서 투타 겸업에 성공한 최초의 선수다
▲ 비상한 타격 실력을 갖춰 한때 미국판 오타니로 불렸던 마이클 로렌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프로 입단 이후 투수와 타자를 모두 다 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니혼햄도 오타니의 그런 꿈을 밀어주겠다고 공언하며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실 일본이라고 처음부터 이를 환영했던 건 아니다. 거대한 재능임은 확실하지만, 투‧타 분업은 물론 선발과 불펜의 분업화까지 이뤄져 있는 현대 야구에서는 성공 확률이 떨어진다는 논리였다. 오히려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심지어 원로들조차 “하나에만 집중해라”고 못마땅했을 정도다.

그러나 오타니는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니혼햄도 그 판을 최대한 깔아줬다. 그 결과는 현대 야구의 패러다임 혁명이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1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도 본격적으로 투‧타 겸업 성공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타자로도, 투수로도 모두 다 올스타 성적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런 선수를 찾으려면 베이브 루스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오타니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구단으로서도 로스터 운영에 나쁠 건 없다. 선발 일정은 조정해줘야 하지만, 투수와 야수를 같이 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좋은 게 당연하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제2의 오타니’를 찾기 위한 시선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역시 쉽지가 않다.

'미국 오타니'라고 불린 마이클 로렌젠(31‧디트로이트)의 사례를 보면 그 난이도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로렌젠 역시 아마추어 시절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손꼽힐 정도로 잘했던 선수다.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은 두 방면 모두 빅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봤다. 투수를 선택했지만, 기회가 될 때는 간혹 타자로도 나갔다. 지명타자 룰이 없는 내셔널리그에서 오래 뛰었기에 타석 기회가 제법 많았다. 홈런도 7개나 쳤다.

로렌젠 또한 투‧타 겸업에 대한 의지를 자주 드러냈다. 2018년에는 타자로도 31타수를 소화해 타율 0.290, 4홈런, 10타점을 기록한 투수 이상의 타격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둘 다 잘하는 건 어렵다. 오히려 하나를 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양상이다.

▲ 오타니를 동경하며 자란 세대들이 메이저리그에 올 때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21년 이후 타자로는 나서지 않고 투수에 집중하고 있는 로렌젠은 올 시즌 첫 5경기에서 28이닝 소화에 그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4.18에 머물고 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투‧타 겸업을 생각할 정도로 여유 있는 성적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오타니와 비견할 만한 ‘제2의 오타니’는 언제쯤 나올까. 현재 추세에서 오타니가 투‧타 겸업을 하는 마지막 선수가 될 가능성은 없지만, 조금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현재 미국의 아마추어 선수들도 투수와 타자를 같이 하는 경우가 있다. 에이스급들이 그렇다. 이들은 대개 마지막 단계에서 하나를 포기한다. 하지만 오타니라는 롤모델이 생긴 이상, 굳이 자신의 재능을 하나에 담아줄 필요는 없다. 오타니의 성공 사례를 봤으니 앞으로 특급 재능들이 투‧타 겸업에 도전할 것이고, 꿈을 품을 것이며, 지도자들도 예전처럼 ‘안 돼’라고 하기보다는 밀어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오타니를 보고 자란 어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오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을뿐더러, 오타니만한 완성도를 가진 선수들이 얼마나 등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타니의 위대함은 이런 현실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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