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롯데쇼핑·이마트도 제쳤다

김수연 2023. 5. 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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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7조3990억원
이커머스 수요 급증 주효
'쿠·이·롯' 유통 3강 구축
이마트, 홈쇼핑 실적 부진
김범석 쿠팡 창업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김범석 쿠팡 창업자에 밀렸다. 올해 1분기 유통 실적 얘기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롯데 유통부문을 역전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이커머스 수요 급증 효과가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유통시장 3강이 쿠팡, 이마트, 롯데 순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쿠팡과 롯데쇼핑, 이마트의 연결기준 1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쿠팡이 오프라인 유통강자 롯데와 이마트를 실적으로 무릎꿇리며 올해 1분기를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증가한 반면, 롯데쇼핑은 매출에서 한자릿수 감소세를 보였고, 이마트는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3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을 보면 쿠팡이 7조3990억원, 이마트가 7조1354억원, 롯데쇼핑이 3조5616억원이다.

쿠팡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이마트는 1.9% 증가에 그쳤고, 롯데쇼핑은 오히려 5.5% 매출이 줄었다.

영업이익도 쿠팡이 앞섰다. 쿠팡 1362억원(58억53만달러, 분기 환율 달러 당 1275.58원), 롯데쇼핑 1125억원, 이마트 137억원 순이다. 작년 1분기에 24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쿠팡은 흑자전환 했고,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63.7% 늘었다. 이마트는 60.4% 감소했다.

특히 쿠팡은 지난해 3분기 1037억원, 4분기 1133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이번 분기에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1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당기순이익은 쿠팡 1160억원(9085만달러), 롯데쇼핑 578억, 이마트 27억원이다. 작년 1분기에 25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쿠팡이 흑자전환한 반면, 롯데는 16.4% 감소했고 이마트는 99.7%나 줄었다.

쿠팡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달리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상품 제공한 점,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한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 상품 가격을 올리거나 혜택을 축소하지 않고도 마진을 개선한 운영 효율화 등을 호실적 요인으로 꼽았다. 로켓그로스는 오픈마켓(마켓플레이스)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보관·재고관리·포장·배송·반품을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서비스다.

롯데쇼핑의 경우 가전 시장의 전체적인 부진과 롯데홈쇼핑의 새벽 방송 중단 등을 매출 감소의 요인으로 꼽았다. 하이마트와 홈쇼핑 부문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부진했다. 그러면서도 오프라인 소비 활성화의 영향과 사업부별 수익성 향상 노력으로 백화점과 마트, e커머스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중심의 해외 사업 역시 회복세가 지속돼 백화점, 마트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올해 1분기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 등 쇼핑 사업부를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면서 "올해는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국내 사업도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코로나 시기 성장에 대한 역기저효과와 불황으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 상승 등을 꼽았다. 이마트 측은 "올해 1분기 공휴일 수가 전년비 3일 감소했고, 연수점과 킨텍스점의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다만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 효과에 힘입어 향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미래형 점포'로 재단장한 이마트 연수점은 리뉴얼 후 한 달간 매출이 전년비 18% 증가했고 방문객수도 23% 증가했다.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전문점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 1분기 전문점 영업이익은 전년비 79억원 증가한 83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수익성 중심의 상품 강화, 오프라인 리뉴얼 등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향후 수익을 담보한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내놓은 '2022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순위에서 7위를, 쿠팡이 11위를, 롯데가 12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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