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억원대 고성산불 피해소송 2심으로…한전 측 항소

한전, 항소 기간 마지막날 원고 전원 대상 항소
비대위 "항소 포기의사 이재민 제외해달라 부탁했는데" 격앙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2019년 4월 발생한 강원 고성산불의 260억원 규모 피해배상 민사소송 1심에서 패소한 한국전력공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1일 한전 측에 따르면 관련 민사소송 항소 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춘천지법 속초지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전 측이 항소하자 고성산불 이재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고성산불 이재민들로 구성된 4·4산불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한전 측은 1심 선고 이후인 지난 9일 이양수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한 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는 한전 측에 "한전에서 항소를 하더라도 생활고 등의 이유로 항소 포기의사를 밝힌 이재민들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들에 대한 구제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전 측이 원고 전체를 대상으로 항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대위는 곧장 맞항소를 준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경혁 4·4산불비대위원장은 "보상 문제가 길어지면서 생활고가 심해진 일부 이재민들은 1심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항소 포기 의사를 보였고, 이를 한전 측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한전이 원고 전체를 대상으로 항소하면서 이재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관련된 입장을 정리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0일 고성산불 이재민 등 산불피해 주민 64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2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재판부는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민 64명에게 총 87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고의 중과실로 화재를 발생시킨게 아니고, 당시 강풍 등 자연력 때문에 피해가 확산된 점도 있었다"며 "인정된 손해액에서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고 밝힌 바 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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