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동남아 뜨기도 모자란데, 굳이 제주를" 그렇게 역대 최고 실적.. "언제까지?"

제주방송 김지훈 2023. 5. 1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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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노선 주력, 제주항공 역대 최대 영업이익
제주 등 국내선 편성 외면.. 내수 위축 우려↑
중국 회복 ‘아직’.. 부정기, ‘반짝’ 증편 등 그쳐
당분간 수요 우선 노선.. “경쟁력 구비 시급”


“5월이후 6,7,8,9월 죄다 수학여행단 좌석으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개별 관광객들, 골프 관광객이 낄 자리가 없어요. 비행기가 큰 것도 아니죠. 해외로 몰리는 수요에 맞추기도 모자랄 정도라.. 좌석은 없고, 항공권은 비싸죠. 제주를 오라고 할 명분이 없어요. 도민 할인으로 내수를 채워왔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A’골프장 관계자)

그간 지적받았던 높은 이용료(그린피)를 개선하고, 고객을 끌어보려 해도 손님을 유치할 방법이 마땅찮다는 호소입니다.

그 정도로 항공편 상황이 좋지 않은데,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는 없어 보입니다.

해외관광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항공사마다 영업이익 개선이다 ‘핑크빛’ 전망을 내놓는데, 여기에 ‘제주’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본이며 동남아 시장 재개로 수익이 크게 늘었다면서, ‘밖으로 밖으로’ 날개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다집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기, 가뜩이나 내수 위축 우려가 커진 제주 등 국내 관광업계엔 위기감을 더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봄 관광객 감소세.. “해외 유출 등 영향”

요즘 관광업계 분위기는 밝아보이지 않습니다.

수학여행단이며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 한쪽에선 관광시장에 화색을 도는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관광객 총량은 줄었습니다.

최근 궂은 날씨며 결항사태가 미친 영향도 있지만, 그 이전부터 관광객은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오늘(1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내놓은 제주 실물경제동향에 따르면 4월중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14만4,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만5,000명이 줄었습니다.

성수기 하루 방문객 수준이 빠졌습니다.

5월 들어 어린이날 연휴 이어진 기상악화로 항공편이 결항되면서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일부터 9일 관광객만 5만7,000명이 줄었습니다. 지난해 35만6,000명이던게, 올해 29만9,000명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한국은행 측은 “내국인 관광객은 해외여행 증가 등 영향으로 감소했고 외국인 관광객은 중화권 등 제주기점 국제선 증편과 크루즈 입항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전체 내국인 출국자만 해도 3월 14만5,000명에 불과했던게, 올들어 3월 147만 명으로 10배 수준 급증했을 정도입니다.


해외노선 늘려 역대 최대 영업이익... “제주? 글쎄”

관광업계 희비가 엇갈리는 중에도, 최근 항공사들의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종료 선언과 여객 회복세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이뤄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항공기 운항 증가로 인한 부대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대형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간 명암이 교차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과 에어부산, 제주항공, 진에어가 2023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단연 제주항공의 실적이 눈에 띕니다.

제주항공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223억원과 영업이익 707억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 기록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대비 41% 늘고 창립 이후 분기 기준 처음 4,000억 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6.8%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줄줄이 ‘최대’ 행렬로, 이같은 실적에 대해 제주항공은 “회복이 늦어지는 중국시장을 대체할 일본과 동남아 수요에 대한 탄력적인 공급 확대가 1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에어부산은 영업이익 478억 원, 매출 213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71%, 319% 늘어 16분기 만에 적자를 탈출했고 사상 최대 매출과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진에어도 8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구조로 돌아섰습니다. 매출 3525억 원으로 422% 증가하는 등 LCC들의 선전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대한항공은 1분기 수익성이 뒷걸음질치는데 그쳤습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4,150억 원에 머물렀습니다.

그나마 매출이 14% 증가한 3조1,959억 원으로, 화물 사업만으로 2조8,00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실적에 비교하면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폭발했고, 봄 시즌 일본과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수요가 늘어 여기에 초점을 맞춘 LCC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반면 대한항공은 1분기 장거리 투입 등으로 공급과 수송거리가 늘어 연료비나 인건비 등 각종 영업비용이 동반 증가해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2분기부터 여객 수요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해외 국제선 증편 이어질 듯.. 여름성수기도 “해외로 해외로”

앞으로 여름성수기까지 앞두고 항공사마다 노선 확대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예고하면서, 국제노선 증편에 경쟁구도는 한층 접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델타항공의 전 세계 항공 산업 전망치에 따르면 2024년 유럽과 북미 여행객 수는 2019년 수요에 비해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아시아지역내 여행객도 6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항공사들의 실적 성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항공사들은 우선적으로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등 수요가 몰리는 노선 중심으로 집중 기재를 편성하면서 영업 성적을 올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세계 그리고 국내 항공시장의 대외 전망이 밝아질수록 국내선에선 큰 기대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내선 증편 ‘반짝’.. “운항편 부족 여전”

당분간 제주노선, 특히 국내선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노선 운항 여건은 빠듯하고, 꼬박 ‘채워서’ 운항되는 수준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앞서 2월의 경우 제주기점 국내선 도착 기준 6,165편이던게 지난 3월 6,839편으로 늘었습니다.

당시 제주도가 국토교통부 등에 좌석난과 항공권 가격 인상 등을 호소하면서 일부 임시편 증편 등이 이어진 효과로 풀이됩니다.

이 역시 ‘반짝’효과에 그쳐, 4월 국내선 운항편수는 6,768편으로 줄고 이달 5월 봄 성수기를 맞아 7,021편으로 다소 늘었나 싶었지만 다음 달 6,367편으로 10% 상당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7월 6,572편, 8월 6,549편, 9월 6,401편 등 여름 성수기로 접어들어도 운항편수는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봄철 학단(수학여행단)과 단체여행객이 늘고 항공권 예약이 어려워, 개별여행객은 물론 골프 상품 등 구성과 고객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일부 지역에선 국내 운항편이 부족해, 수학여행단마저 다른 지역을 우회해서 들어오는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국적사, 국제선 운항 비중↓.. 운항편수 증감 미미

그렇다면 국적사들이 해외노선 재개나 증편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국제선이 늘어나지 않나 싶지만, 정작 기여도는 미미합니다.

대부분 중국이나 현지 외항사들입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현 5월 이후 10월까지 동계시즌 제주를 오가는 국제선 운항편은 중국이며 대만,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도착 기준으로 보면 50편이 채 안됩니다.

이 중 제주항공이 현재 방콕 직항을 취항하는데서 5월 말 대만, 6월 베이징 노선을 더 띄우고 대한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적사들이 직항 운항에 나서지만 10여 편 수준으로 4편 중 1편 꼴에 그칩니다.

월별 운항편수도 마찬가지로 도착 기준 4월 269편에서 5월 336편으로 늘고 6월 556편으로 65% 급증한데 이어 7월 678편으로 이어지는가 싶은게, 8월 성수기 660편, 9월 633편으로 떨어지고 10월엔 593편으로 오히려 더 줄어듭니다.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 뚜렷합니다.

도착 기준 4월 1만2,000여 대의 국제선은 5월 이후 1만4,000대로 증가해 10월까지 1만4,000대에서 1만5,000대 수준을 유지합니다.

그만큼 항공사들의 인천 등 수도권 중심의 국제노선 집중과 유지 양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노선 수요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집중 편성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지역 업계의 시장 위축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항공사마다 수익성을 확대하려 지금보다 해외 등 대외 시장 집중도를 높일 수 밖에 없고, 그럴수록 기존 제주의 수요 유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국내 관광객이 무작정 찾던 시기는 지나 대유행 종식 선언을 기점으로 제주 관광산업은 기로에 섰다고 보고 있다. 국내선 운항 횟수가 줄고 항공권 가격이 급등해 성수기에도 고객 유치가 어려워진게 사실”이라면서 “제주로선 ‘더 많은’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업계마다 다양한 프로모션과 할인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물론 교통 접근성을 높일 다각적인 방안을 민간만 아닌, 정책 단계에서도 고민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다른 관광학계 관계자는 “국내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던 제주가, 항공산업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위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건 그만큼 개선 방향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된다”면서 “이 기회에 종전 제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떨쳐내고, 항공사들이 우선적으로 제주 등 국내선 편성에 나설수 있도록 정책 차원에서 유치 전략을 비롯한 다양한 경쟁 요소를 구비하는 노력들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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