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불법 포획 덫·올무 판매업체들 무더기 고발당해

불법 온라인 판매와 거래 활발
동물 학대 영상까지 버젓이
야생동물은 물론 주거지 반려동물도 피해

동물을 불법 포획하는 도구인 덫과 올무를 판매하는 12개 판매처가 무더기로 고발당했다.

동물권연구 변호사단체 PNR은 지난달 17일 이러한 도구를 판매하는 업체들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동물권연구 변호사단체 PNR의 박주연 변호사(왼쪽)와 서국화 변호사가 1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불법 포획도구 판매처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진술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PNR 제공

PNR에 따르면 덫, 올무, 창애와 같은 포획 도구는 생명 존엄을 훼손할뿐 아니라 피해 대상에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도구로서 제작이나 판매, 소지와 보관 등이 모두 불법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누구든지 덫, 창애, 올무 또는 그 밖에 야생동물을 포획할 수 있는 도구를 제작·판매·소지 또는 보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학술 연구, 관람·전시, 유해야생동물의 포획 등을 위하여 야생생물법상 포획허가를 받은 경우 또는 재산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쥐, 두더지를 잡는 소형 덫, 창애를 제작, 판매, 소지, 보관하는 경우’만 예외에 해당한다.

올무와 덫이 불법 포획 도구에 해당하고, 야생생물법이 제정 및 시행된 2005년 이후 한참 시간이 흘렀음에도 현실에서는 이를 설치하고 판매하는 등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없는 실정이다. 단속과 처벌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PNR 측은 전했다.

포털이나 오픈마켓에서 올무와 덫을 검색하면 수많은 판매처를 찾을 수 있으며, 구매와 이용문의 등도 활발히 오가고 있다. PNR 관계자는 “판매업체들이 유튜브를 통해 설치방법이나 해당 도구의 위력을 과시하는 영상을 올려두고 있다”며 “상세 페이지에는 실제로 야생동물을 포획하는 영상, 고통에 몸부림치는 동물이 걸린 올무를 공중에서 돌리는 영상 등을 버젓이 게재한다”고 비판했다.

관련 피해는 비단 야생동물에 그치지 않는다. 반려견 생활정보 플랫폼 펫트워크가 지난 3, 4월에 걸쳐 수집한 피해 현황에 따르면 인적이 드문 산이나 들판을 방문했다가 반려견이 야생동물을 노린 올무와 덫에 걸리거나, 혐오 범죄의 형태로 의도적으로 설치한 올무나 덫이 발견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올 초에는 서울, 부산 등에서 산책을 하던 개와 보호자가 산책로에 설치되어 있던 올무, 덫에 손가락이 절단되어 영구적 상해를 입는 등 심각성이 환기된 바 있다.

PNR 측은 “온라인 등으로 불특정 다수에 대해 무분별하게 불법 포획 도구를 판매하는 행위를 단속, 근절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함에 따라 판매자들에 대한 고발을 진행했다”며 “국가와 정부가 불법 포획 도구 판매에 대한 규제 및 단속 등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