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흥남철수 때 입양 간 ‘막순이’, 지금은?…장애아동은 입양 안 되는 국내입양의 현실
이어서 ET 콕 입니다.
61호, 역사적 홈런포를 쏘아 올린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 선수, 당시 중계 카메라는 관중석에 앉아 있던 그의 어머니를 비췄습니다.
애런 저지는 이 어머니가 30년 전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입니다.
부모의 헌신과 사랑 속에 어려서부터 야구에 전념했고 대학 3학년 때 뉴욕 양키스에 들어갔습니다.
큰 키와 긴 팔 때문에 삼진아웃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무색하게, 저지는 훨훨 날았습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팬들은 전광판에 “ALL RISE(일동 기립)” 문구를 새겨 넣을 정도였습니다.
'입양 홈런왕’의 남다른 가족사를 떠올리다 보니 그동안 우리나라가 내보낸 입양아들이 어른거립니다.
[영화 국제시장 中 : "(또 기억나는 건.) 놀러 나온 게 아니다, 손 꼭 잡아라. (막순아!)"]
한국전쟁 흥남철수 때 오빠를 잃고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막순이'.
우리나라 입양의 역사는 이렇게 1950년대 한국 전쟁 때로 거슬러 갑니다.
당시 수많은 전쟁 고아와 혼혈아를 해외로 입양 보낸 까닭에 대한민국은 ‘고아수출국’이라는 슬픈 타이틀도 얻었습니다.
5월 11일은 ‘입양의 날'인데요,
올해로 벌써 18번째입니다.
가정의 달 5월, 이 오월에 한(1) 가정이 한(1) 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난다는 취지로 11일로 정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해외 입양보다 국내입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책들을 잇따라 내놨지만 성과는 미미합니다.
2021년 국내외로 입양된 아동은 415명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58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2011년 2464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6분의 1수준입니다.
2012년 입양 절차가 엄격해진 이후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2007년부터는 국내입양이 해외입양을 앞질렀지만 여전히 해외입양이 4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입양이 돼도, 파양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014년 10월에 있었던 울산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 그리고 2020년 10월의 정인이 사건, 또 7개월 만에 벌어진, 화성 입양아 학대 살해 사건 등...
이어지는 악재들 속에서 한국 고아들의 은인으로 칭송 받아온 홀트아동복지회도 입양아가 폭행으로 숨질 때까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특히 장애가 있을 경우는 국내 입양은 거의 어렵다고 봐도 무방한 게 현실입니다.
두 다리가 없이 의족에 의지한 채로도 쾌활한 모습을 보여 감동을 준 애덤 킹.
그런데 그의 미국인 양부모는 무려 8명이나 되는 장애아를 키우고 있습니다.
입양 사실 공개 자체를 꺼리는 우리와 달리 외국에선 입양아임을 스스로 털어놓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다나카 고이치가 그렇고 애플 CEO였던 고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나카의 부모는 그가 입양된 자식임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다나카에 사랑을 쏟아부었고, 잡스의 부모는 어릴 때부터 별났던 아들 때문에 멀쩡한 집을 팔고 이사를 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산통보다 더한 아픔을 겪고, 때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지극한 행복을 느끼며 비로소 가족이 된다는 입양아, 그리고 그 부모들.
입양의 날을 맞아 더 진한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이티 콕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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