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가" 노키즈존 난리난 '이곳'…금지하려니 반대 빗발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유아나 아동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을 금지하는 방안이 제주도에서 추진됐으나 도의회에서 심사보류됐다.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11일 회의에서 '제주도 아동 출입제한 업소(노키즈존) 지정 금지 조례안'(이하 노키즈존 금지 조례안)을 심사 보류 결정했다.

이 조례안은 더불어민주당 송창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조례안은 '도지사는 노키즈존 지정을 금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도지사가 노키즈존 업소에 대해 지정 금지를 권고 또는 계도하는 등 차별 금지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을 하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

제주연구원 사회복지연구센터에 의하면 제주 노키즈존은 78곳으로 전국 노키즈존의 14.4％를 차지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노키즈존 업소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심사 과정에서 도의원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제시됐다.

민주당 이경심 의원은 "아동의 차별행위를 금지하고 노키즈존 지정을 금지하도록 하는 선언적 권고 의미에서 조례안을 찬성하는 의견과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만 가능하다는) 법률유보 원칙의 위배 여부, 영업의 자유와 계약의 자유 침해 여부에 따른 반대 의견이 상충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현지홍 의원은 "조례든 법이든 갈등을 조장하기보다 조정해야 한다"며 "조례안이 통과됐을 때 소송이나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강하영 의원도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기본적으로 노키즈존의 출발점은 아이한테 있지 않다"며 "아이의 버릇없는, 위험한 행동을 방임하는 부모한테 일차적 책임이 있고, 이에 따라 일어나는 사고에 대한 피해를 업주가 보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 등으로 인해 업주들이 노키즈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 인권 문제가 아니다. 개인영업의 권한을 조례로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보건복지안전위원장은 "이 조례안은 아동에 대한 차별을 근절하고 상호 존중받는 사회 구현을 위한 목적과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만 가능하다는) 법률유보 원칙, 영업의 자유 침해라는 의견 충돌로 인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심사보류 사유를 밝혔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