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을 기다리는 강원과 수원
관중 증가 속에 봄바람에 웃고 있는 올해 프로축구에선 여전히 한겨울에 파묻힌 두 팀이 있다. 강원FC와 수원 삼성은 개막한지 4개월이 흐른 시점까지 강등권(10~12위)에 머물며 2부 추락을 걱정하는 처지다.
강원과 수원의 지독한 부진은 역시 빈약한 전력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강원은 올해 12경기에서 12개구단 최저인 7골에 그치고 있는데, 지난해 이맘 때 12골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강원은 지난해 공격을 이끌었던 ‘양 날개’ 김대원(1도움)과 양현준(1골·1도움)이 살아나지 못하는 게 아쉽다.
그나마 양현준은 최근 자신감은 얻었지만 김대원은 선발이 아닌 벤치 자원으로 밀려날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 디노와 이정협 등 최전방 공격수들도 부상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수원은 강원보다 조금 낫지만 수비가 흔들려서 고민이 더욱 크다.
지난해 수원을 구원했던 오현규(셀틱)가 떠난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서 두 자릿수 득점 달성에 실패했다. 수원은 득점(9)과 비교해 최다 실점(21)까지 기록하는 악순환까지 겹쳤다. 수원이 가장 먼저 사령탑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지고도 탈꼴찌에 실패한 원인이다.
축구 현장에선 강원과 수원이 반등을 노리려면 전력 보강이 절실하다고 분석한다. 두 팀도 오는 6월 23일 개장하는 여름 이적시장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최용수 강원 감독은 “김병지 대표이사에게 여름에는 보강을 조금 해준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선수 보강이 단 3명에 그친 터라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는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채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최 감독은 “어금니를 깨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농담과 함께 “대표가 약속했으니 믿는다”고 말했다. 수원은 거꾸로 구단이 먼저 전력 보강을 서두르고 있다. 오동석 수원 단장은 “하반기에는 (영입을)준비해 빠른 정상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강원과 수원의 남다른 투자 의지는 강등권 생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전망이다. 강원은 지난해 같은 시기 11위에 머물렀지만 6위로 파이널라운드A에 진출한 기억이 선명하다. 반대로 수원은 지난해 막바지 추락으로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수모를 겪었는데, 같은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평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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