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백화점 빅3 성적표... 롯데百, 나홀로 호실적에 ‘방긋’

김은영 기자 2023. 5. 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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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감소한 신세계·현대... 롯데는 21% 증가
롯데백화점, 구조조정 효과 가시화
명품·국내패션 성장률 둔화... “2분기 역기저 예상”

소비 심리 위축으로 1분기 고전이 예상됐던 백화점 업계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보복 소비로 호실적을 기록한 백화점업계는 올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코로나 역기저와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진행한 구조조정 효과와 패션 및 잡화 매출 호조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전경. /롯데백화점

◇롯데 영업이익 21% 증가... 신세계·현대는 감소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1분기 매출이 7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 늘어난 1310억원을 기록했다. 여성·남성 등 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고신장하면서 기존점 매출이 6%가량 늘었다.

코로나 여파로 위축됐던 해외사업도 실적이 개선돼 동남아 지역 매출이 10% 증가했다.

롯데 측은 고객 수요 확산을 위해 마케팅 및 영업 전략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시기 우수고객(VIP) 기여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고객 관리에 힘쓰고, 봄 결혼 성수기 웨딩페어를 작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열어 예비 신혼 부부 수요를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앞서 시행한 인적 쇄신 및 조직개편의 성과가 가시화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은 2021년 말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대표를 백화점 대표로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정 대표는 럭셔리 부문 등 상품기획(MD) 본부의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채우고, MD 본부 사무실을 강남으로 옮기는 등 과감한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 광주·대구·대전 등 별도 법인을 합산한 백화점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1103억원으로 9%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6% 늘었다.

9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했으나, 지난해 최대 성과 달성에 대한 전 직원 특별격려금(90억원) 지급과 물가 상승으로 연동된 관리비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줄었다.

또 작년 1분기 30%의 성장률을 보였던 명품 매출이 올해 3% 성장에 그치고, 지난해 20~50% 성장률을 기록했던 국내 패션 매출 증가율이 올해 10%대로 둔화한 것도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약 7% 줄어든 95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5727억원으로 5%가량 늘었다. 백화점과 아웃렛을 포함한 수치로, 역시 패션(+5%), 명품(-3%) 등 전 상품군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판관비 등 고정 비용이 증가한 게 부진으로 이어졌다. 화재로 인해 대전 프리미엄 아웃렛이 장기간 영업을 중단한 영향도 피할 수 없었다.

◇2분기 역기저 못 피할 듯... “백화점 버블이 터지는 시기”

업계는 2분기에는 업황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형성된 국내 소비 시장의 버블(풍선)이 터지는 시기”라며 “버블이 가장 컸던 백화점 성장률이 가장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5~2019년 연평균 1%대에 불과했던 백화점 성장률이 2021년 23%, 2022년 12%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전례 없는 고성장이 2년 연속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실적이 회복되는 시기를 4분기부터로 예상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도 “작년 1분기엔 오미크론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고, 2.3분기 엔데믹(풍토병화) 기조로 실적이 호조를 보였기에 역기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2.3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백화점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더현대서울의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현대백화점

업계는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점포 개편 및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올해 시설 개편과 신규 점포 투자에 총 1조2357억원을 투입한다.

롯데백화점은 재단장 중인 서울 소공동 본점에 이어 올해 개점 10년 차를 맞은 수원점의 개편 공사를 오는 8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강남점과 소공동 영플라자점의 개편도 논의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본점 본관 1층에 있는 에르메스 매장을 복층 형태로 개편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개편한 강남점 남성 전문관에 이어 하반기 중 강남점의 영패션 전문관을 재단장한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1위 점포인 판교점에 올 하반기 국내 최대 규모의 디올 여성 전용 부티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영국 명품 보석 그라프의 매장도 선보인다. 또 더현대서울에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의 입점을 추진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업이란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업태”라며 “단순히 명품만 넣어선 고객이 늘지 않다. 점포 재단장 등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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