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이용'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1심 집행유예→ 2심 실형

자사 미공개 정보로 부당이득 11억원을 챙긴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뉴스1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미공개 정보로 11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는 이날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64)에게 집행유예를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2년형을 선고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원심의 집행유예는 현저히 가벼운 처벌"이라며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는 굉장히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는 범죄"라고 밝혔다. 이에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을 선고하고 11억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또 도주 우려가 높다는 재판부 판단 하에 이회장은 법정 구속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9월 사이 자사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가기 전 차명 증권계좌로 주식을 미리 매수했다. 이후 주식을 되팔아 1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 회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에코프로와 계열사 에코프로비엠 전·현직 임직원 5명 역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에 "기업 총수로서 온건한 경영활동을 통해 투명한 이익 실현에 앞장서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는데도 이를 저버렸다"면서도 "범행 공모가 없었고 범죄 사실을 반성하고 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양측은 1심 판결 이후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이 회장 측은 항소심에서 "그룹 차원에서 감독 시스템을 신설했고 국가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미공개 정보 이용 횟수와 범행 과정을 고려하면 다른 피고인과 현저한 책임 차이가 있다"며 "사전에 철저한 지휘 감독이 있었다면 다른 임직원들의 범행을 예방했을 것"이라며 실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일부 피고인은 범행을 변명하고 다른 피고인들도 이 사건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 회장이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더 무겁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1년6개월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현직 임직원 5명의 형은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