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한우 농장 3곳서 4년만에 구제역 발생…구제역청정국 회복 물 건너가나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북 청주시의 한우 농장 3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사육 중인 한우 428마리를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청주시와 인접 7개 지자체(대전·천안·세종·보은·괴산·진천·증평)의 유제류(발굽이 있는 포유류 동물) 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농장 대상으로 긴급 예방접종과 임상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을 노리던 정부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 양 등의 입술과 혀, 잇몸 등에 물집이 생기며 체온이 오르는 병으로, 다 큰 동물들은 발병해도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어린 동물들은 폐사할 수 있다. 전염성이 높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했다.
WOAH는 가축들에게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면서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1년간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요건 등을 충족한 국가들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유럽과 남·북미 나라들이 구제역 청정국에 속해 있다. 구제역 비청정국은 구제역 청정국으로 육류를 수출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5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었다가 2016년 8월 비청정국으로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2019년 1월을 끝으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자 작년 9월 WOAH에 구제역 청정국 인증 신청서를 냈고, 이달 말 WOAH 총회에서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WOAH에 구제역 발생 보고를 올렸고 판단을 지켜봐야 하지만, 사실상 청정국 인증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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