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많고 편안한 곳 공유하며 직장 '메뚜기'
악덕업주 블랙리스트까지
◆ G5 경제강국 ◆
지난달 17일 오후 지하철 1호선 안산역을 나오자마자 거리에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으로 쓰인 간판이 즐비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의 '성지'인 안산 다문화마을 풍경이다. 서로 다른 체류 자격과 사연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수많은 외국인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는 곳이다. 여행사에서 일하는 중국 국적 직원 A씨(24)는 "많은 외국인이 모이다 보니 정보 교류가 활발히 이뤄진다"고 전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으면서 최근에는 정보 교류의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에는 비자를 발급해주는 법무부, 고용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정부 기관이나 사설 인력사무소를 통해 정보를 얻었지만 이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대세다. 한국에서 7년째 거주 중인 카자흐스탄 출신 B씨는 "요즘은 아무 정보 없이 한국에 오는 사람이 없다"며 "외국인도 정보력이 좋아져서 어느 사업장이 일하기 편한지, 어디가 월급을 많이 주는지 모두 공유된다"고 전했다. 악덕 업주가 담긴 일명 '블랙리스트 사업체'와 같은 리스트가 공유될 정도다.
우다야 라이 민주노총 이주노동자 노조위원장은 "정부 기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다 보니 개개인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경우가 많다"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오픈채팅 등에서 그룹을 만들어 친목을 쌓기도 하고, 안산·평택·시흥 등 외국인 밀집지에서 별도로 만나 정보를 교류한다"고 설명했다. 안산에서 15년째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 모씨(55)는 "한국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이 처음 입국한 지인을 데려와 소개시켜 주기도 하고 합법체류자가 불법체류자의 집 계약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안산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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