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소음 엄정 대응한다더니...경찰, 조치는 5년간 2건뿐

경찰이 집회 소음에 대해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2019년 이후 확성기 등 ‘일시 보관 조치’는 2차례 이행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집회 주최 측이 최고소음 기준 위반으로 경고를 받고도 기준 이상의 소음을 계속 내면 경찰은 확성기 등 일시 보관 조치를 할 수 있다.

근로자의 날을 맞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맞은편 도로에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 측정한 최고소음과 등가소음(10분간 평균 소음) 데시벨이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서울경찰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서울에서 경찰이 확성기 등을 일시 보관한 사례는 총 2건으로, 지난 2021년 1월과 3월에 이뤄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집회·시위 건수는 2019년 9만5266건, 2020년 7만7453건, 2021년 8만6552건, 2022년 7만6175건이다.

전국적으로 일시 보관 조치가 단 한 차례도 이행되지 않은 해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집회·시위 건수 6만8015건 중 일시 보관 조치 건수는 0건이었다.

서울의 한 경찰 관계자는 일시 보관 조치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 “(압수하는 과정에서) 주최 측과의 충돌이 우려된다”며 “(이들이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들이 고장이 나면 경찰 책임 소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장비들의 전원을 끄고, 해체한 뒤 압수하는 전 과정을 수행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경찰서 내부에서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에 매년 전문가를 초빙해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1회씩 교육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지난달 진행했다”고 했다.

경찰은 주요 집회 장소에 소음관리 인력과 장비를 폭넓게 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일 노동절 집회에 170여개 경찰부대(1만2000여명)를 투입한 데 이어 광화문과 여의도, 용산 등에 소음전광판 차량 3대를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