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산에도 D램 가격 더 하락… 2분기 반도체 전망도 ‘암울’

옥기원 2023. 5.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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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감산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2분기 반도체 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 경기 위축으로 상반기 내 감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더 암울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암울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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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 2분기 D램 가격 최대 18% 하락 전망
작년부터 반도체 재고 쌓여… 수요 확대만이 해결
올해 2분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1분기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도 악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올해 1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감산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2분기 반도체 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 경기 위축으로 상반기 내 감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더 암울할 것으로 예상한다.

11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디(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더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8~13%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3월 말 2분기 디램 가격이 10~15%, 낸드는 5~10%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약 한 달 만에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1분기엔 전 분기보다 디램 가격이 20% 떨어지고, 낸드플래시는 10~15% 떨어졌는데 가격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용도별로 보면, 다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퓨터인 ‘서버’에 탑재가 될 디램 가격 하락 폭이 18~23%(DDR4 기준)로 가장 컸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산업 확대를 노려 서버용 반도체 생산이 늘어났지만 주요 고객인 중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서버 투자를 보류하면서 재고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과 피시(PC) 등 전자기기 소비도 줄어든 탓에 피시·모바일용 디램 가격도 최대 18% 떨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디램 수요는 전년 보다 2% 감소한 234억기가비트(유진투자증권 추산)에 그쳤다. 시장에서 디램 수요가 감소한 것은 이례적으로, 많은 반도체가 지난해부터 재고로 쌓여있다.

<한겨레>

올 2분기와 3분기 내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찍은 뒤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은 있다.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최소 3~6개월 시간이 걸리고, 전자기기 교체 주기가 2~4년인 것으로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가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수요가 동반 하락하면서 반도체 경기의 침체 요인이 됐다”며 “컴퓨터와 모바일 수요가 2019년과 2020년 하반기에 많이 증가한 걸 고려했을 때 교체 주기가 오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 수요가 반등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암울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조28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분기엔 반도체 부문(DS)의 4조 6천억원 적자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갤럭시에스(S)23 흥행으로 가까스로 적자를 면한 실적(영업이익 6402억원)을 내놓았지만 이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분기에 3조4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적자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가격 하락세가 지속할 디디알4 등에 대한 감산량을 늘리고 고대역 메모리(HBM)와 높은 사양 디디알5 모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미래 수요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챗지피티(ChatGPT) 등 인공지능 서비스 확대 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투자를 집중할 경우, 내년에 다시 반도체 호황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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