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문재인 정부 이념적 정치방역 피해자는 국민"

중대본 회의서 ‘K방역’ 성토
초기 중국인 입국 미차단 ‘방역실패’

▲ 윤석열 대통령과 중대본 위원들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앞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보건 의료진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문재인 정부가 성과로 내세웠던 이른바 ‘K방역’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공개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정치방역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처럼 정부의 방역 조치에 조건 없이 참여해주고 협조해준 국민이 있나”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자랑했던 K방역이 실은 “과학적 데이터에 전혀 기반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지 않은 점을 대표적인 방역 실패 사례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 건강을 고려하기 전에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본인이 검찰총장이었던 2020년 3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 압수수색을 공개 지시한 일을 ‘쇼’로 규정하기도 했다.

수사의 기밀성 측면에서 ‘공개 압수수색’은 어불성설이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이밖에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리하게 시행해 결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전세 사기 등 민생 범죄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실정의 부작용으로 지목한 데 이어 연이틀 전임 정부를 성토한 모양새다.
 

▲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마무리 발언을 소개하는 등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주년을 기점으로 체감 성과를 위한 개혁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전과 달라진 국정 기조를 확실히 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날 ‘정치방역’ 비판도 “우리 정부의 출발점은 과거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한다”는 전날 국무회의 발언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에 잘못한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12명의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을 가리키며, “저분들 방호복 입어보신 분 있어요?”라고 다른 참석자들에게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초인적으로 희생하신 분들”이라며 박수를 유도했다. 생방송 중계된 회의 모두발언에 앞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헌신하신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분들이 함께하고 계시다”며 일어나 박수로 경의를 표한 데 이어 두 번째였다.

윤 대통령은 회의 종료 후 대통령실 로비 미디어월에 ‘위대한 국민의 승리, 여러분 덕분에 가능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워놓고 의료 종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어 현관 밖까지 나가 이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떠나는 버스에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