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우량채권 올해 반등 노려볼만 … 하이일드는 조심"
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CIO
"지역별로 경기 차별화 전망
아시아는 성장주 투자 유망
한국 반도체株는 중립 시각"
연준 언제 금리인하로 갈지
전문가들간에 의견 엇갈려
◆ 2023 서울머니쇼 ◆
"올해는 국가별로 경기가 차별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합니다. 경기가 상대적으로 괜찮을 아시아 지역에서는 성장주 투자를,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선진국시장에서는 우량 채권 투자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머니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최고투자전략가(CIO)가 올 하반기 투자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채권은 그가 꼽은 유망 투자처다. 브라이스 CIO는 "시장이 굉장히 악화되면 그 다음에는 늘 반등이 있던 것이 투자시장에서 늘 있어왔던 일"이라며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채권시장에서 괜찮은 성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채권을 확보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 내에서도 위험 대비 수익률을 감안한 투자에 나서라고 권했다. 그는 "절대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하이일드(고수익·저신용 등급) 채권 투자에 나서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며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로 침체가 일어날 경우 하이일드 채권은 원리금 상환 불능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처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진국 투자등급의 우량 채권 투자를 권했다. 또 아시아 달러화 표시 우량 채권 역시 현지 통화 표시 채권 대비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는 것이 브라이스 CIO의 추천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채권 투자를 추천한 대신 선진국 주식에 대해서는 '비추', 아시아 주식에 대해서는 '강추'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브라이스 CIO는 "아시아 주식은 지난 5년간 전 세계 벤치마크 지수 대비 수익률이 밑돌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추후 벤치마크 수익률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국의 경우 경제 성장이 가속화돼 올해 5.5%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미국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지만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스 CIO는 "반도체 업종에 관해 얘기하자면 현재 한국은 미·중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반도체 같은 전략 사업은 그런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아울러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맞는다면 미국 제조업지수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는 한국 주식시장 움직임을 감안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린 '파월은 피벗을 할 것인가'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향후 금리 결정 행보에 대해 서로 엇갈린 견해를 주고받았다. 최근 경제·금융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도 쉽사리 의견 일치를 보이지 못했다.
먼저 발표를 맡은 오석태 한국SG증권 본부장은 "금리를 인상해서 인플레이션을 잡는 방법에 있어 중간 매개체가 고용의 악화"라면서 "적어도 경제학 이론적으로 본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금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안에 연준이 금리를 1.25%포인트나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금융시장은 꿈을 너무 크게 꾸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 본부장은 "경제학 이론을 제외하고 본다면 미국 대통령 선거도 있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에 굴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말은 아니고 내년 상반기쯤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반대로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고, 중소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실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면서 "신용위험이 금융 안정을 위협하기 시작했기에 연준이 더 이상 인플레이션만 바라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이 되기 전에 기준금리 하단이 3% 정도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별취재팀=한우람 차장(팀장), 손동우 차장, 차창희·최근도·명지예 기자, 사진 이승환·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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