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수익 다변화"… M&A로 새판 짜는 금융계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5. 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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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KDB생명 매각 본입찰
롯데카드·손보도 매물 나올듯
우리·하나 등 금융지주도
비은행권 사업 다각화 '시동'

미국에서 지방·중소형 은행 위기가 대두하는 동안 국내에서는 금융업계 지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인다. 보험, 카드, 증권부터 은행까지 각종 금융사 대상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온라인 전용 은행이 부상하며 기존 은행 수익 다변화가 필요한 국면이어서 금융권 영토 확장 전쟁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본입찰이 이달 말 삼일PwC 주관으로 진행된다. 이미 2곳 이상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일부 전략적투자자(SI)가 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도전하는 건 2014년 이후 다섯 번째다. 매각이 장기 표류하면서 매물 관심도를 떨어뜨린 측면이 있어서 산업은행은 인수 측 부담을 줄여주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JC파트너스 인수가 결렬되기 전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 가격(2000억원)에 준해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옛 안방보험)은 ABL생명 매각을 추진 중이며 동양생명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ABL생명 기업가치를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본다. IB업계에서는 한동안 중단됐던 MG손해보험 매각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대주주 JC파트너스가 제기한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 결론이 6~7월 중 날 예정인 데다가 최근 인수금융 만기를 1년 연장하는 데 성공해서 조만간 매각 절차가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매각에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순자산과 CSM을 더한 약 3조원을 매각 가격 출발점으로 삼고, 거래 쌍방이 가격을 높이거나 낮추며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JKL파트너스 측에 매각 관련 개별 접촉을 시도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금융계 M&A가 진행 중이다. 2조원 넘는 거래 가격이 언급되는 롯데카드 매각이 곧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를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증권·보험사 매물을 찾고 있다. 저축은행이 M&A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영업구역 제한 등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IB 업계에서는 시장에서 논의되는 M&A가 국내 금융업 지형도를 바꿀지 주목한다. 미국에서 퍼스트리퍼블릭발 은행권 위기가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확산됐듯 디지털 금융 중심인 현 상황에서는 규모가 작은 은행일수록 뱅크런 등 위험 요소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위험에 취약한 지역은행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지주가 M&A를 통해 보험사·카드사 등 다양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면 위험도가 떨어지는 효과도 있다. 일례로 보험사를 함께 두고 있으면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등의 서비스 제공에 용이하고, 보험에서 확보한 자산을 지주사 자산운용 계열사에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안에 있는 여러 계열사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아직 비은행 계열사가 다채롭지 않다고 평가되는 금융지주는 M&A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불확실성이 M&A 성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적정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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