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던 사진관…MZ 덕에 돌아온다
SNS 공간 발달과 결합되며
무인사진·스튜디오 촬영 유행
사진관 5년 새 5500곳 '껑충'
'연예인 전유물' 전문 프로필
보디프로필 사진촬영도 유행
11일 오후 찾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에는 수십 개의 무인 사진관과 사진 스튜디오가 즐비해 있었다. 다양한 브랜드의 셀프 사진관에는 부스 안에서 사진을 찍고 있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근처에는 '인생사진'을 찍어주기로 유명한 사진 스튜디오도 있었는데, 추가 비용을 내면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이곳은 매달 말 열리는 촬영 예약이 이미 6월까지 꽉 차 있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자기 모습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는 문화가 유행하면서 5년 새 전국의 사진관 업체가 급증했다. 이전에는 여권·취업·증명사진이나 가족 또는 친구들과 찍는 단체 사진 등 특정한 목적이 있을 때에만 사진관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표출하고 이를 기록하는 MZ세대의 성향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의 영향이 더해져 특별한 목적 없이도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무인 사진관에서 찍은 '네 컷' 사진이나 전문 스튜디오에서 찍은 프로필 사진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친구나 연인과 만나 무인 스튜디오에서 네 컷의 인화 사진을 찍는 것은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인생네컷, 하루필름, 포토이즘박스 등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셀프사진관 브랜드는 20~30여 개다. KB국민카드가 오프라인 카드 결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셀프 사진관 매출은 전년 대비 271%, 같은 기간 신규 가맹점은 54% 늘어났다.
대학생 윤 모씨(24)는 "무인 사진관에서 사진을 한 번 찍는 데 4000~5000원밖에 안 하는데, 소품을 활용해 재밌게 찍을 수 있고 인화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본에 영상 파일까지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며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가서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고, 요즘엔 증명사진도 이곳에서 혼자 찍는다"고 전했다.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문 프로필 사진 촬영과 보디 프로필 사진 촬영도 일반인들 사이에서 유행 중이다. 두 촬영 모두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은 뒤 스튜디오에서 전문가가 집중적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섬세한 보정까지 거친다. 헤어와 메이크업 비용을 포함해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60만원까지 가격이 다양하게 형성돼 있는데, 유명 스튜디오의 경우 특정 기간에만 예약이 열려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직장인 이 모씨(27)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스튜디오에서 전문가가 알려주는 대로 사진을 찍으면 연예인이 된 것 같아 기분 전환이 된다"며 "젊은 시절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도 있고, 나를 위한 선물이기도 하다는 생각으로 일 년에 한 번씩 사진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18년 12월 기준 전국에 1만3404곳이었던 사진관 업체는 2019년 12월 1만4138곳, 2020년 12월 1만5039곳, 2021년 12월 1만6714곳, 2022년 12월 1만8742곳, 2023년 2월 1만8935곳으로 5년 새 5500곳이 늘어났다. 특히 무인 사진관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사진을 찍고 인화해 주는 무인 스튜디오가 늘어나 2022년 그 수가 급증했다.
황진주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고 일상을 기록하려는 MZ세대의 성향이 이를 충족시켜 주는 SNS라는 공간의 발달과 결합하면서 사진 촬영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며 "SNS에 자기 모습을 과시하려는 욕구와 기록하려는 욕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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