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핵심공약' 한전공대 1588억원 출연 전면 재검토
12일 한전 자구책 발표
전기료 인상 내주 결정할듯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에 대한 출연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된 여파로 한국전력공사가 극심한 재정난을 겪는 가운데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한전 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에 한전공대 출연금 삭감이나 출연 유예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말에 "한전 사정이 워낙 어려워 한전공대 출연금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서 최대한 줄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추진됐다. 설립·운영자금은 2019년 말 체결한 협약에 따라 한전이 절반 이상을 대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대학 등이 분담하도록 돼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자회사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전공대에 1724억원을 출연했다. 올해는 추가로 1588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한전의 적자가 급격히 늘면서 한전공대 출연금이 재정 부담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또한 이 장관은 40일 넘게 표류하고 있는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에 대해 "국민 경제와 전력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연됐다"며 "내일(12일) 한전이 자구노력을 발표할 예정이고, 정부도 인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한전이 발표하는 추가 자구노력은 수조 원 규모로 한전아트센터 등 비핵심 부동산 매각, 임금 인상분 반납과 같은 인건비 감축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한전의 추가 자구노력 마련과 함께 2분기 전기·가스요금도 이르면 다음주 당정 협의를 거쳐 발표될 전망이다. 애초 이날 당정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인상폭을 두고 추가 조율이 필요해 연기됐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이 장관과 지난 10일 임명된 강경성 산업부 제2차관을 비롯해 정승일 한전 사장,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출석했다.
같은 날 가스공사는 올해 1분기 기준 미수금이 11조6000억원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8조6000억원에서 3개월 만에 3조원 증가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7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58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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